“체벌 대체 ‘상벌점제’ 문제 많다”

학생인권조례 공포 100일 학교현장선 여전히 혼란… 道교육감 ‘학생과의 대화’

경기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공포 100여일이 흘렀지만 일선 학교의 학생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권조례 공포에 따라 각급 학교가 학생(학교)생활인권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가 하면 체벌 대체 프로그램으로 도입된 상벌점제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실정이다.

 

경기도교육청은 13일 오전 교육청 제5회의실에서 김상곤 교육감을 비롯해 학생대표 10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학생인권조례 공포 100일 기념 교육감-학생대화’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 참관한 조관제 한국카툰협회 회장은 “마치 교육감과 ‘맞짱’ 뜨듯이 자기 생각을 표현한다”고 말할 정도로 참석 중고생들은 1시간 30여분에 걸쳐 교육감 앞에서 조례공포 이후 느낀 생각을 스스럼없이 쏟아냈다.

 

수성고 한현성군(2년)은 “조례 공포 이전에는 학생들이 교복을 전혀 수선하지 못하다가 공포 후 모두 교복을 줄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데 자칫 학업 분위기를 흐릴 수 있어 어수선하다”고 말했다.

 

또 상촌중 이혜빈양(3년)은 “체벌금지, 학생인권존증 등으로 인해 학생들이 교사들한테 다소 무례해졌다. ‘때려봐요, 체벌금지인데’라고 말하는 등 어수선하다”고 밝혔다.

 

석우중 최세헌군(3년) 역시 “학생들과 선생님들 사이에 불화가 늘었다. 학생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책임을 심어주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이날 좌담회에서 학생들은 체벌 대체수단으로 도입된 상벌점제에 대한 불평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동백고 최홍서군(2년)은 “상점과 벌점을 같이 주며 학생을 올바르게 자라게 하는 제도(상벌점제)지만 선생님이 내키는 대로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현중 김성호군(3년)도 “오히려 체벌보다 더 무서운 통제수단이 될 수 있다.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 체벌과 다를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마고 강은모군(1년)은 “학생회장인데 인권조례에 대해 아무런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으며 김성호군은 “얼마나 많은 학교에서 생활인권규정이 인권적, 민주적으로 개정됐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히는 등 인권규정 개정과정에 학생들의 의견이 배제된 점을 지적했다.

 

한편 이날 좌담회 참석대상 학생 절반 가량이 학생회장인데다 일부 학생의 경우 선생님과 질문을 미리 협의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정성 논란도 일고 있다.  박수철·성보경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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