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예방, 비타민 보충제 효과없어

50대 후반의 A씨. 최근 직장에서 제공해 준 건강 검진에서 PSA(전립선특이항원)가 정상보다 상승했으니 비뇨기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을 찾았다. 최근 들어 소변 세기가 약해진 느낌 외에는 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던 그였다. 상승된 PSA는 전립선암의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에 환자의 병력, 직장수지검사 결과 등을 고려해 전립선조직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A씨는 조직검사에서 전립선암이 발견됐으나 비교적 조기에 발견한 경우여서 성공적인 수술 후 초기 병기의 결과가 나와 예후는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립선암은 서구, 특히 미국에서는 부동의 발병률 1위의 암이며 전체 암사망 중 2위를 차지하는 암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남성암 중 5번째의 발병률을 보이고 있는 전립선암은 증가속도로 보면 단연 1위의 암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가장 심각한 암 중의 하나가 됐다.

 

무릇 모든 질병은 발병하기 전에 예방할 수 있으면 최선일 것이다. 그러면 최근 급증하는 전립선암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인 약물이나 음식이 있을까.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물질로는 비타민 E, 셀레늄, 라이코펜(lycopene), 콩 등이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 예방 효과가 실제 있는 지, 어느 정도 되는 지에 대해서는 비뇨기과 의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평소 ‘암예방 수칙’ 지키고 50세 넘으면

 

‘전립선특이항원 검사’로 확실한 예방을

비타민 E는 알파 토코페롤로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복용하고 있는 물질이다. 셀레늄은 인체에 필요한 미량의 원소로 주로 쌀, 보리, 해산물에 존재하며 산화방지물질로 알려져 있다. 암예방효과는 1996년 피부암 예방 목적으로 투여한 후 피부암의 발생률은 낮추지 못했으나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떨어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 연구를 참고해 1998년 미국 국립암센터(NCI)에서 비타민 E와 셀레늄의 전립선암에 대한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3만5천명 이상을 포함하는 대규모의 임상연구를 시작했다. SELECT라고 불리는 이 연구의 중간 결과가 최근 JAMA(미국의학협회지)에 공식적으로 발표됐는데 비타민 E와 셀레늄은 각각 또는 병용투여군에서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났다.

 

이 연구결과에 따라 미국 국립암센터는 추가적인 이들 임상시험자를 대상으로 이들 물질 복용을 중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앞으로 비타민 E나 셀레늄을 전립선암 예방 목적으로 권유하기 힘들게 됐다. 그러면 현 상태에서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대한암학회에서 제시한 암예방을 위한 수칙 중 ‘과일, 채소, 곡물을 충분히 섭취한다. 지방과 칼로리를 제한한다. 과도한 양의 알코올 섭취를 제한한다’를 충실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 수칙 중 동물성 지방 섭취(특히 붉은 색 고기)를 줄이는 것은 분명히 효과가 있으며 이는 다른 장기암(예를 들면 대장암)의 발생률을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 특정 음식이나 약물 복용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립선암 조기 발견을 위해 50세가 넘으면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직장수지검사, PSA 검사를 하는 것이 전립선암 공포로부터 벗어 나는 좋은 방법이다. 특히 전립선특이항원(PSA)은 전립선암이 있을 때 환자가 증상을 느끼기 훨씬 전부터 상승하는 전립선암의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을 주는 아주 민감한 지표이다. 검사는 피만 뽑으면 되므로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도 1만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변석수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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