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박완서… 추모열기 서점가로

별세후 작품판매량 최고 10배↑

천의무봉의 글로 삶을 품었던 한국 문단의 거목, 박완서 작가가 떠났다.

 

그는 마지막 숨길을 거두는 순간까지 가난한 문인 후배들을 걱정하며 ‘부의금을 받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는 등 참다운 지성의 모습을 보여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이제 작가가 자신의 삶과 사상을 오롯이 투영했던 작품들을 통해서만 그를 잡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야 한다.

 

그래서일까. 많은 독자들이 그의 작품을 찾고 있다.

 

지난 22일 작가의 부음 소식이 전해진 후 교보문고에서는 이틀 동안 지난해 출간된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가 평소의 5배 이상,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는 평소의 6배 이상인 하루 평균 130권씩 팔렸다.

 

지난 1월 발간돼 그의 유작이 된 이 책은 4년 동안 써 온 글을 모은 산문집으로, 작가의 삶을 평소의 솔직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글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작가로서 나의 새로운 다짐이 있다면 남의 책에 밑줄을 절대로 안 치는 버릇부터 고쳐볼 생각이다. 내 정신상태 내지는 지적 수준을 남이 넘겨짚을까봐 전전긍긍하는 것도 일종의 잘난 척, 치사한 허영심,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자폐증이라고 생각되자, 그런 내가 정떨어진다.…(중략)…신이 나를 솎아낼 때까지는 이승에서 사랑받고 싶고, 필요한 사람이고 싶고, 좋은 글도 쓰고 싶으니 계속해서 정신의 탄력만은 유지하고 싶다.”

 

그의 대표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남자네 집’ 등도 판매량이 3배 이상 늘었고, 평소 100여 권가량 나갔던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도 이틀 동안 박완서 작가의 책들이 2천여권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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