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숨죽였던 축산업 ‘숨통’

가좌동 도축장 한달여만에 ‘수매 재개’

수매차량 10여대 대기… 적막감 흐르던 정육점 설 대목맞이 준비 한창

 

“정부의 가축수매로 한달만에 일거리가 생겨 숨통이 트입니다.”

 

25일 오전 10시30분께 인천 서구 가좌동 도축장인 ㈜삼성식품. 직원들은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가축 수매차량에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었고, 순서를 기다리는 가축 수매차량(5t 화물트럭) 10여대가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지난해말 구제역 발생 이후 한달여 동안 하루 도축물량(돼지 1천500마리 소 80마리)의 15% 정도도 처리하지 못해 적막감만 돌던 도축장 주변 상점까지 활기가 넘치고 있는 것이다.

 

물량이 부족해 멈췄던 정육점의 선반도 힘찬 기계음을 내며 연신 가동됐고, 손님 맞을 준비로 상인들의 손놀림도 분주했다.

 

직원들은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오는 추운 날씨로 귀마개와 얼굴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했지만, 얼굴에는 생기가 흘러 넘쳤다.

 

최완근 부장은 “구제역으로 개점 휴업상태였는데, 정부의 가축수매로 24시간 방역과 부산물 폐기물(머리 내장 뼈)들로 손가는 일은 늘었지만 반입 물량 증가로 직원들에게 떡값을 조금이나마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축 수매차량 운전기사 김창선씨(55)는 “평소 1시간이면 소나 돼지 반입을 마치는데 오늘은 3시간이나 걸렸지만 모처럼 일거리가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정보균씨(57·인천시 서구 가좌동)는 “도축 물량이 적어 직원 10여명이 손 놓고 있는데다 돼지고기와 소고기 값이 올라 소비자들도 줄었다”며 “가축수매가 시작돼 물량이 공급되면서 가격과 물량공급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화군 양사면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박효준씨(48)는 “설날 이후 소값을 알 수 없어 지난 24일 소 8마리를 팔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화군 관계자는 “가축 1천263마리(소 452마리 돼지 811마리)를 수매했다”며 “이용 제한에 묶인 송해·하점면 등이 풀리면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허현범기자 powervoic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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