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대신 서당에서 ‘충·효·예’ 배워요”

이천 이평리 청학서당…전통 배우고 인성 닦아

이천시 마장면 이평리에 자리한 청학서당에는 방학때만 되면 사자소학 읽는 낭랑한 소리가 서당 안팎에 넘친다.

바로 서당이 여름·겨울방학 시즌에 맞춰 개설한 선비문화 체험 프로그램때문이다.

 

“부~생~아~신 하시고 모~국~오~신 이로다(아버지는 내 몸을 낳으시고 어머니는 내 몸을 기르셨네)”

1월6일 이천시 마장면 이평리에 있는 청학서당에는 사자소학을 읽는 어린 학생들의 청명한 목소리가 가득했다. 이날 500㎡ 남짓한 청학서당의 2층 대강당에는 6살부터 15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 200여명이 줄맞춰 앉아 훈장님을 따라 사자소학을 읊었다.

 

훈장님이 ‘부~모~’라며 운을 띄우자 학생들은 입을 모아 ‘ 부모자아가 여수연유하시니 은고여천이 덕후여지로다(부모께서 나랑 사랑하심이 물과 같이 끝없이 흐르니 은혜 높음이 하늘과 같고 덕두터움이 땅과 같다)’며 또박또박 사자소학의 첫 구절을 읊었다.

 

이곳 이천 청학서당은 서재옥 훈장(48)이 지난 2006년 경상남도 하동군의 지리산 청학동에서 올라와 설립했다. 방학 때마다 지리산 청학동까지 청소년예절교육수련원을 찾던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수도권의 청학서당 설립을 간곡하게 요청했기 때문이다.

 

방학이면 학생들이 단체로 청학서당을 찾아 2박3일 혹은 3박4일의 일정으로 전통인성예절교육, 한문교육과 학습 등을 체험하고 간다.

 

개별적으로 청학서당을 찾는 학생들은 정해진 기간 없이 20일 혹은 한달 이상을 머물다 가기도 한다. 특히 20여명의 학생들은 1년 내내 청학서당에 머물며 인근에 있는 매곡초등학교로 통학을 할 정도다.

 

서재옥 훈장은 “요즘 아이들은 불과 10여년 전과 비교해도 인내력이 없고 편한 길만 가려한다”며 “아이들과 잘 놀아주고, 먹이고, 입히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살아가는 지혜와 뼈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인성예절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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