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아파트 역전세난 ‘몸살’

젊은층 가격·관리비 비싸 외면… 세입자 모시기 등 전세 마케팅 나서

최악의 전세난 속에서 일부 대형 아파트들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을 겪고 있다.

 

전세 수요층인 젊은 직장인이나 30~40대 부부들이 전세 금액규모가 크고 관리비도 비싼 대형 아파트를 전셋집으로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도내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양 식사지구, 분당 등에 위치한 일부 중 대형 아파트들은 전세 수요가 없어 전세 마케팅을 벌이는 등 세입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7천여가구가 입주를 시작한 고양시 식사지구는 세입자를 모시기 위해 ‘전세 구함’이라고 써붙인 다른 수도권 지역 중개업소와 달리‘파격전세’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구성된 위시티블루밍과 GS자이의 경우 대출금 비율이 60% 이상이거나 잔금 부족으로 입주하지 못한 계약자들이 내놓은 전세 물건이 지역 부동산중개사무소에 수십건씩 쌓여 있다.

 

8천여가구가 입주하는 청라지구는 아파트 브랜드와 평형과 상관없이 전셋값이 1억2천만~1억5천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특히 융자 비중에 따라 일반적으로 인기가 좋은 30평형대가 급급전세로 나오기도 하고, 4억원에 가까운 융자를 낀 50평형대 아파트는 융자가 없는 30평형대 아파트보다 낮은 가격에도 나오는 실정이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송도더샵센트럴파크1차 77㎡(전용면적)의 경우 1억1천만원에 나온 급전세를 세입자가 계약하는 자리에서 1천만원을 깎아 1억원에 계약하기도 했다.

 

분당 서현동 시범한양의 경우 84㎡ 전세가격은 2억7천만원인데 148㎡가 2억9천만원에 전세물건이 나왔다.

 

과천 원문동 래미안슈르 역시 어린 자녀를 둔 세입자들이 몰리면서 가격과 관리비 등이 비싼 대형이 외면받고 있다.

 

전용 84㎡ 전세가격은 4억~4억1천만원, 116㎡은 4억4천만원으로 가격차가 3천만원 이내로 줄어들었다.

 

식사지구 부동산 관계자는 “타 지역에서 없어서 못 판다는 30평형대 전셋집도 수십가구를 쉽게 찾을 수 있고 40평형 이상 대형은 융자가 많이 껴 있어 세입자들이 저렴한 가격에도 외면한다”며 “전셋집 있냐는 전화대신 전셋집 찾는 사람 없냐는 전화가 더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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