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우주 腦 (뇌)
글로벌 시티 2 메디컬 허브
6년째 심한 두통을 앓아오던 주부 김연숙씨(40·여)는 최근 헛구역질이 나는 증상이 심해지자 가천의대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를 찾았다.
혹시라도 뇌질환이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뇌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다행스럽게도 신경성 편두통이었다.
김씨는 “그동안 두통으로 인한 직접적인 통증보다도 뇌질환이 아닐까 하는 걱정으로 심적으로 더 고통을 겪었다”면서 "정밀검진 결과가 좋게 나와 두통까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평소 불편한 곳도 없고 꾸준하게 운동해 건강에 자신이 있었던 직장인 이모씨(45)도 최근 건강검진 차원에서 가천뇌건강센터에서 뇌정밀 진단을 받았다 놀랄만한 결과를 들었다.
뇌에서 지름 8㎜ 정도의 혹이 발견된 것.
모르고 혹을 방치해 더 커졌을 경우 뇌손상이나 운동장애 등 심각한 증세로 전이될 위험스러운 상황이었다.
이씨는 “자칫 큰 병이 될 뻔 했지만, 다행이도 세계적인 설비를 갖춘 가천뇌건강센터 덕분에 조기에 혹을 발견했던 것 같다”며“지금은 수술을 받고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1천300㏄ 밖에 안 되는 보잘 것 없는 존재지만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기관, 뇌. 일반 건강검진 항목에서 뇌 검진은 빠져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증상이 있을 때 비로소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고혈압과 당뇨병은 뇌출혈과 뇌경색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심각할 경우 생명을 위협하거나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긴다.
2009년 개원…벌써 외국에서 유명세
지난 2009년 6월 국내 최초로 개설된 가천뇌건강센터(The Gachon Brain Health Center)가 뇌 검진을 통해 조기에 뇌질환을 찾아내 치료하거나, 위험요인을 관리해 질병을 사전에 차단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정부로부터 세계수준 연구중심 대학(WCU)에 선정된 가천길재단의 3대 연구소(뇌과학연구소 이길여암·당뇨연구원 가천바이오나노연구원)의 연구 성과를 최고 수준의 뇌 검진 및 진료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가천뇌건강센터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7.0 T(테슬러)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보유한 뇌과학연구소의 연구진과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치매·중풍(뇌졸중증)·뇌암·파킨슨병 등 뇌와 관련된 질환들에 대해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을 갖췄다.
수년 동안 진행해온 뇌 연구 결과와 실제로 만들어진 장비들을 환자진료와 건강관리 등에 접목하기 위한 첫번째 결실이 뇌건강센터로 결집된 것.
가천뇌건강센터가 준비한 검진 및 치료 프로그램 등은 질환별 특성에 맞춰져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질병 가운데 하나인 치매에 대비한 ‘치매정밀 검진’부터 ‘파킨슨병 정밀검진’, ‘청·장년층 중풍 검진’, ‘뇌암 검진’ 등 각 질환들에 따라 필요한 검진을 진행한다.
질환의 조기 예방을 위한 ‘뇌정밀검진’과 개인별 선택에 따라 프로그램을 설계해 진행하는 ‘개인별 맞춤검진’도 선택할 수 있다.
최첨단 장비·최고의 의료진 조화
가천뇌건강센터의 가장 큰 자랑은 뇌 속을 손금 보듯, 초강도 영상을 만들어 내는 7.0 T MRI. 현존하는 장비 가운데 최고의 해상도를 자랑한다.
뇌의 모든 것을 촬영하는 최첨단 영상장비로 PET(전신암 촬영)과 MRI를 결합한 국내에선 유일한 MRI-PET을 결합한 퓨전영상시설 등을 비롯해 해상도를 좌우하는 필수 장비인 코일(Coil)도 자체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뇌와 동시에 심장혈관까지 진단해주는 심장 CT(64chanel)와 뇌는 물론 불면증·학습능력·재능평가를 위한 수면다면 검사, 신경심리 검사 등이 가능한 각종 기기들도 비치돼 있다.
이 밖에도 치매, 중풍, 파킨슨병, 뇌암, 불면증 등을 위해 특수하게 개발된 자가 진단 표와 최근까지의 국내외 뇌 관련 기초연구 자료 및 임상, 영양, 심리 운동 등 방대한 자료들도 가천뇌건강센터만의 자랑이다.
특히 가천뇌건강센터가 이처럼 세계 수준에 올라설 수 있었던 건 윤방부 교수를 소장으로 하는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과, 진단방사선과, 영상심리학 등 각 분야 최고 수준의 의료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제적으로는 미국 하버드 의대 훼렌크 조레즈 교수, 메이요 클리닉의 켄돌 리 교수, 독일 아헨대학의 슈나이더 교수 등 현직 교수 의료진이 교류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JCI 인증 획득 세계적 수준 입증
가천뇌건강센터는 지난해 3월 뇌질환진료센터로는 세계 최초로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로부터 JCI 인증을 획득했다.
JCI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의료기관 평가기구로 진료와 진단과정, 의료장비 수준 등은 물론 환자권리 강조, 감염 관리, 시설안전 관리, 직원교육, 인사관리 등 병원의 모든 절차 및 시스템 등을 평가한다.
JCI 인증은 글로벌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을 증빙하는 것으로 JCI 인증을 받은 병원은 전 세계에 40여개국 300여곳에 불과하다.
가천뇌건강센터가 JCI 인증을 통해 국제적인 신뢰를 확보함에 따라 국내 환자는 물론 해외 환자 유치에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입지를 고려할 때 가천의대길병원이 동북아 허브 병원으로 도약하는데 JCI 인증이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가천뇌건강센터 관계자는 “세계 최고로 도약하는데는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의 과감한 투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 가천뇌과학연구소와 함께 뇌의 신비를 파헤치고 뇌질환을 예방·치료하는데 새로운 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ekgib.com
"바쁜 현대인들 스트레스 ‘뇌 혹사’ 발병 위험 높아"
[interview]윤방부 가천뇌건강센터 소장
900명중 80%가 질환 40대 반드시 검진 필요
“40세 이상은 누구든지 뇌에 질환이 있습니다. 조기 검진이 매우 중요한 이유입니다.”
윤방부 가천뇌건강센터 소장(68)은 “40세 이상이 되면 뇌종양·파킨슨·중풍 등 각종 뇌질환이 있는데 단지 모르고 있을 뿐”이라며 “영상이 발달해서 자세히 찍게 되면 자기 자신이 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조기 검진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Q 뇌질환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A 지난해 가천뇌건강센터를 찾은 환자 900여명을 대상으로 진료 결과를 분석한 결과, 80% 이상이 크고 작은 뇌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건강한 경우에도 3년에 한번, 40세 이상과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1년에 한번 뇌검진을 받아야 한다. 젊은 경우에도 자주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고 기억력이 감소했다고 느끼면 뇌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Q 특히 50~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A 50~60대 이상 고령층은 정기적인 뇌질환 진찰과 검진 등이 매우 중요하다. 50대는 평소 두통이나 어지럼증,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 증세가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심하진 않더라도 85% 이상이 뇌질환이 있다. 60대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뇌건강을 유지하는 게 좋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지.
A 뇌에 관한 한 ‘한국 최고’라는 현 한국 의료계의 평에 만족하지 않고 명실상부한 인류의 뇌 건강에 최고의 해결사로 등극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초·중·고교생들의 학습능력 평가 등을 통해 한국 교육의 미래를 선도, 뇌 관련 연구를 기초 학문에서 임상연구(환자진료)로 확대할 수 있도록 주력할 계획이다. 앞으로 가천뇌건강센터에 뇌와 관련된 질환이나 기능 이상 등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물론 임상진료와 치료·예방법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수집·보관할 계획이다. 이 모든 자료들을 집대성, 뇌 연구자와 기초의학자, 의사 등에게 연구 진료에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
한편, 윤 소장은 연세대 의대 박사 출신으로 지난 35년 동안 연세 세브란스병원에서 진료과목 가운데 가정의학과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고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교수로 환자들을 진료하며, 전문의 700명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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