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광명역 인근 터널에서 부산에서 광명으로 향하던 KTX-산천 열차가 탈선, 이 구간 상하행 열차의 운행이 30여시간동안 전면중단 되는 등 KTX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대형사고로 이어질뻔해 코레일의 안전관리 부재에 대한 비판과 운영 시스템 전반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KTX 6량 선로 이탈
지난 11일 오후 1시50분께 광명시 일직동 광명역 상행선 인근 터널에서 KTX 224 열차가 광명역사 진입을 500m 앞두고 터널 내에서 10량 중 6량이 선로를 이탈했다.
이어 열차가 한쪽으로 기울면서 객차 안 승객들이 한쪽으로 쏠리며 객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다행히 사고 직후 승무원들이 승객 149명을 터널을 통해 광명역으로 대피시켜 사고 와중에 넘어진 승객 박모씨(64·여)가 허리 통증을 호소한 것 이외에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사고로 탈선한 열차가 상·하행선 선로에 걸쳐 멈춰 서면서 지난 12일 오후 8시까지 30여시간 동안 이 구간의 양방향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 주말 승객 불편… 곳곳 항의 소동
코레일은 주말인 지난 12일 KTX의 운행 편수를 평상시 218회에서 32회(86%) 줄인 186회 운행했다. 또 서울~대전 간 구간을 고속선로가 아닌 새마을호 등 일반열차가 이용하는 기존 선로로 우회시켜 40분가량 시간이 지연되는 등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사고 직후부터 주말 오후까지 광명역에서 정차될 예정인 열차들이 모두 수원역에서 정차되면서 코레일은 인근 관악역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해 승객들의 불편을 줄이려 했지만 광명역에 열차가 정차하는 것으로만 알고 광명역사를 찾은 승객들이 환불 등을 요구하며 반발하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역 500m 앞두고 열차 기울면서 객실 아수라장… 인명피해는 없어
30여시간 양방향 운행 중단… 곳곳 항의 소동·주말 승객들 큰 불편
코레일 “선로전환기 시스템 오작동 추정… 정비·안전관리 등 강화”
코레일은 복구작업이 마무리된 지난 12일 오후 8시가 되서야 궤도이탈 구간에서 KTX 운행을 재개했으며 이날 평상시 주말 운행 편수(217회)의 98.2%인 213회를 투입해 사실상 운행을 정상화했다. 그러나 현재도 사고 선로구간의 안전점검 등을 위해 이 구간에서는 KTX가 시속 40㎞대로 서행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KTX의 운행시간이 3분 안팎씩 지연되고 있다.
■ 사고 원인 및 안전관리 강화
이번 KTX의 탈선 사고 원인은 ‘선로전환기 시스템’의 오작동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고가 난 일직터널 안에서 KTX 열차가 선로전환기를 통해 오른쪽 레일로 옮겨가는데 기관차를 포함한 열차 4량은 제 선로 위로 올라섰지만 5번째 칸부터 전환기 오작동으로 6량이 제 레일을 타지 못하고 탈선했기 때문이다.
선로전환기는 KTX 뿐만 아니라 새마을호 등 모든 열차를 운행하는데 있어 안전확보에 매우 중요한 장치로 문제를 일으킬 경우 탈선은 물론 열차 충돌까지 일으킬 수 있어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KTX가 운행되는 전국 철도에는 경부선 730여개, 호남선 270여개 등 1천여개(2006년 현재)의 선로전환기가 설치돼 있다.
또한 선로전환기 오작동 외에도 차량과 선로와의 연계 결함, 열차운행정보시스템, 자동제어시스템 등 철도 운영시스템 오류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조 측은 철도업무를 축소한 것에서 이번 사고가 비롯된 것이라며 철도 정비업무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선로전환기 시스템 문제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전반적인 개선, 보완책이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화·권혁준기자 khj@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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