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슬기로운 극복이 사회통합 이룬다

1950년대 뛰어난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솔로몬 애시(Solomon Asch)의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감각적 증거를 무시하고 집단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특히 낯선 사람들의 결정에 반응을 더 보인다고 한다, 즉 집단동조의 성향이 인간의 일반적인 특성이라는 것이다.

 

요즈음 우리 사회가 구제역과 AI 사태를 맞아 두 가지 집단동조 형태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긍정적인 집단동조 형태는 시민들의 방역초소 활동 지원시 또는 위문, 영세 상인들의 재래시장 자진폐쇄, 방역초소 교통통제 협조 등 시민과 단체가 합심하여 구제역 방제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불편보다 지역사회와 나라의 위기극복이라는 대명제에 자진 참여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반면에 우려스러운 집단동조 형태로 축산피해 전 두수에 대한 시가보상에 대해 사회 일각에서 축산 농가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고 과수 농가나 논농사를 짓는 농가들은 그간 자신들의 피해는 이처럼 보상하지 않았다며 상대적인 소외감을 표하고 있다.

 

구제역 대응 상반된 집단행동

 

전국 살 처분 소와 돼지의 숫자가 사상 초유인 300만두를 상회하고 이에 따라 지급되는 보상금도 2000년 이후 4차례 구제역 보상을 합친 금액의 2배에 육박하는 9천억원이 넘는다는 발표가 있었다.

 

사회 각 계층별로 자신들의 입장이 강조되면서 우리의 전통적인 상호부조 미풍이 무색해지고 상대적인 박탈감만 호소하는 불만이 커지며 이같은 집단동조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축산농가에 대해 시가 보상 정책을 적용하게 된 것은 전염성이 강한 구제역과 같은 바이러스형 전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이 현재까지 예방적 살처분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시가 보상은 정부가 이를 수용하는 축산농가의 자기희생을 위로하고 축산농가의 재활을 도우며 국가의 축산기반을 되살리기 위한 뜻이 담긴 정책으로 국민들이 이러한 취지를 인식하고 동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육 돼지가 수천마리에 이르는 어느 가축농가에 한 두 마리가 구제역 증상을 보였을 때 가축주가 기르던 정을 떨치지 못해 신고를 하지 않거나 고집을 피워 증세가 있는 한 두 마리만 살처분했다고 치자. 비록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병원균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은 나머지 돼지로 인해 인근 농가에 전염되고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정부가 이를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가적 시련 전화위복 기회로

 

축산농가 또한 정부의 시가 보상이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것을 인식, 국민들이 축산 농가와 아픔을 같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들이고 이번 시련을 축산환경을 개선하고 다시는 구제역이 재발되지 않도록 방제 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시련이 주는 가장 커다란 선물은 우리의 영적자아(spiritual being)를 다시 일으킨다는 것이라 한다. 우리 서로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당신 때문에 행복하다’는 상호 우호적이고 감사한 마음으로 응대해야 될 것이다. 우리가 긍정의 눈으로 서로를 본다면 전대미문의 구제역과 AI라는 국가적 시련이 전화위복이 되어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가 좀 더 커다랗고 새로운 틀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사태가 온 국민이 구제역 시련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진정한 사회통합과 국가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기회로 승화되길 기대한다.  김창규 이천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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