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 사고, 더는 안돼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되는 그런 사고였다.

 

지난 11일 부산에서 광명으로 향하던 KTX-산천 열차가 탈선되면서 약 30여시간 동안 이 구간의 KTX 운행이 전면 중단,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 당일로 돌아가 보면 이날 사고가 난 터널에서는 한 외부 업체가 선로전화기 밀착감지기 단자함을 뜯고 노후 케이블 교체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이때 단자함 내 단자의 너트가 탈락되면서 분실됐고, 업체 측 인부는 너트 하나를 채우지 않은 채 단자함을 닫아버리는 엄청난 실수가 이번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안전불감증이 낳은 인재(人災)는 비단 이번 KTX 사고뿐만이 아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경기지역에서만 2만5천233명의 근로자가 일을 하다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다. 하루 평균 65명이 다치고 1명이 다치는 셈이다. 재해율은 0.81%. 전국에서 9만8천620명이 산업재해를 입어 0.69%의 재해율이 기록된 것과 비교해 보면 경기지역의 재해율이 심각하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재해 원인으로는 안전보호장비 미설치 및 미착용 등 여러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과실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산업재해를 낮추기 위해 ‘안심일터 만들기 추진본부’라는 칼을 빼들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재해 줄이기 정책개발 및 제도 개선 활동을 통해 재해 감소 의지를 국민들에게 전달, 범국민적 재해 예방 분위기를 확산하겠다는 취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사회에 깊게 드리워진 안전불감증이란 문제를 어떻게 뛰어넘느냐는 것이다. 보호장비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나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부터 고쳐 나가야 할 것이다.

 

올해에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일을 하다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권혁준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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