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호원초등학교
“우리학교 안에는 작은 세계가 살아있어요”
안양 호원초등학교(교장 이보령)는 학교가 가진 ‘자원’을 살린 교육과정으로 지난해 교과부에서 선정한 전국 100대 교육과정 학교로 뽑혔다.
호원초의 자원은 다름아닌 타학교에 비해 많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귀국 학생들이다.
이 곳에서 공부하는 다문화 가정아이는 모두 14명 안팎으로 안양내 초등학교 중에서는 가장 많다.
또 영국, 일본, 미국 등지에서 2년 이상 체류한 귀국학생도 30명 안팎으로 언어에 서툰 다문화 자녀와 함께 귀국학생 특별학급에서 공부하도록 했다. 귀국학생 특별학급을 마련한 학교는 도내 3곳 뿐으로 호원초는 한국문화가 낯선 아이들이 적응기간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정규교육과정과 동시에 언어를 중점적으로 가르치며 학습속도에 따라 학생 본인, 학부모, 담임교사의 의견조율을 거쳐 귀국반 학생들은 일반 학급에서 학습하게 된다.
호원초가 초점을 맞춘 것은 이 아이들이 가진 영어, 일어 능력과 다양한 문화적 바탕을 활용해 전 학생이 이를 배우고 어우러지는 것이다. 영·중·일 아침방송과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마련한 ‘국제문화경험의 날(International Culture Experience Day)’이 바로 그 결실이다.
다문화 학생 주축 ‘국제문화경험의 날’
친구 나라 문화 배우며 이해의 폭 넓혀
지난해 학교에서는 1, 2학기 한차례씩 국제문화경험의 날이 마련됐다. 이날은 미국, 베트남, 중국, 필리핀 등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과 학부모가 주가 돼 각 나라별 부스를 세우고 대표 음식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진행된 행사로 설문조사결과 전교생의 97% 이상이 이 날을 통해 다문화에 대해 더욱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아침마다 귀국학생과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영어, 중국어, 일어로 구성된 영·중·일 방송을 실시하면서 언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져 일어, 중국어 사전을 들고 다니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가장 큰 성과는 교육공동체에 이 아이들과 다문화가정의 학부모까지 끌어들이며 다같이 어우러질 수 있는 환경 기반을 조성했다는 점이다.
이보령 교장은 “이들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활동 참여기회를 늘여 스스로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고 다른 학생들은 독특한 문화를 인정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학교 안에 작은 계가 있는 셈으로 이들 자원과 현황을 활용, 배려하고 창의적인 글로벌 리더를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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