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돼지 잃고 시민까지 잃지 않기를

고기석 파주 주재 차장 kok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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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매몰지 인근에서 메기 수만마리가 폐사한 사건이 본보(25일자 1면)를 통해 보도된지 몇시간만에 파주시는 서둘러 매몰지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파주시의 이러한 성급한 결론에 대해 농장주는 반발하고 있다. 농장주 박모씨는 “아직 명확한 폐사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매몰지와 관련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폐사된 메기를 폐기처분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먼저 수질검사 등 정확한 역학조사를 통해 윈인규명이 확실히 이뤄지고 나서 폐사된 메기를 거둬내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특히 지난 2월초부터 구제역과의 관련성 여부에 대해 파주시에 신고했을 때는 이런저런 문제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언론에서 취재가 이뤄지자 그날 밤에 부랴부랴 담당직원이 수질검사 규정도 어겨가며 농장주인의 입회 없이 채수하고 무허가 양식장운영에 대해 고발조치하겠다는 험악한 말을 남겼다.

 

그렇다면 파주시는 2년동안 무허가 양식장을 방치한 책임도 없고 구제역과 관련이 없다는 논리만 내세워 결론 내려 발표하면 그것으로 끝이란 말인가?

 

아직 수질검사 의뢰에 대한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고발조치가 우선이 아니라 재산 피해를 입은 농장주에 대해 납득할 만한 원인을 찾아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공무원의 기본 도리가 아닐까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구제역 관련 업무 처리로 소·돼지 등 가축을 묻은 농민들의 아픈 마음을 파주시 공무원들이 공복으로서의 기본자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고기석 파주 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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