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대사와 요석공주 로맨스 등 역사속 명산
사시사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 경기의 소금강(小金剛)으로 불리는 소요산(逍遙山)은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져 여인네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산이 정작 유명세를 탄데는 우리 역사속 굵직굵직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구비구비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고려를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게 만들고 조선이란 500년 역사의 서막을 연 태조 이성계가 아들 이방원(태종)의 왕권 찬탈에 분개해 소요산에 칩거했다는 스토리는 너무나 유명하다.
또 이 산엔 파계승으로 유명한 원효대사와 사랑을 나눈 요석공주의 로맨스도 전해진다. 원효대사를 사랑한 요석공주가 어린 설총을 데리고 소요산에서 수도하고 있는 원효대사를 찾아 와 일일 삼배를 올리는 등 치성을 드렸다는 내용의 설화를 뒷받침하는 요석공주 별궁지 표석 등이 아직도 남아있다.
경기북부 최고의 명산으로 꼽히는 소요산은 동두천시와 포천시 신북면의 경계에 자리하고 있으며 1981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높이 587m로 규모는 작지만 산세가 특이해 등산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지하철 소요산역에서 가까운데다 산 입구에 눈썰매장, 수영장 등이 있어 서울은 물론 수도권 시민들의 일일 산행지로 인기가 높다.
산자락에는 원효대사가 도를 깨우쳤다는 자재암(自在庵)이 있으며, 자재암 주변에는 아담한 물줄기의 폭포들이 있다.
자재암이란 이름은 원효대사가 수행 도중 관세음보살과 친견하고 자재무애의 수행을 쌓았다고 하는 데서 유래한다.
여름철에는 원효폭포·옥류폭포·청량폭포·선녀탕 주변으로 물줄기의 시원함을 맛보려는 피서객들로 북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자연석굴인 나한전과 산 중턱의 금송굴에도 등산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산행은 보통 소요동 주차장에서 시작해 자재암, 중백운대, 상백운대를 거쳐 정상에 오른 후 원효폭포 방면으로 내려 온다. 왕복 3시간50분 정도 소요된다.
주봉(主峰)은 의상대. 중대암, 소운암, 소요암, 영원사 등의 사찰들과 암자 등도 이 산이 품고 있는 형제들이다. 산기슭에서 만날 수 있는 청량폭포와 원효폭포도 일품이다. 이 지대를 하백운대(下白雲臺)라고 부르는데 해발 500m로 제법 높은 편이다.
그 오른켠에 원효대가 솟아 있고 원효대사가 수도한 곳이라고 알려진 옥로봉을 넘어 북동쪽으로 해발 510m인 나한대가 있고, 이를 넘으면 또 하나의 절경인 비룡폭포가 나온다.
소요산의 4계절은 모두 절경이다. 이 중 벚꽃 피는 봄은 낭만적이다. 3월말부터 4월초까지 남부에서 시작된 벚꽃의 향연이 경기북부에 다다르는 이맘 때면, 소요산 주차장에서부터 일주문까지 200여m 구간과 소요산 입구에서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입구까지 300여m 구간이 벚꽃의 파라다이스를 이룬다. 벚꽃은 이 기간 보름여 정도 피므로, 산행의 즐거움도 만끽하고 벚꽃의 아름다움에 취해 보고 싶다면, 올 봄 소요산 등반을 추천한다.
한편 소요산은 야외음악당 산비탈 20여m 정도 위쪽에 새로 리모델링한 야영장이 있다. 5월에서 11월까지 개방하며 가족 단위 일일 캠프장으로 제격이다.
또 분단의 비극을 안고 있는 6·25 전쟁의 상흔을 안고 있는 소요산의 특징을 살려 후세들에게 안보 교육의 장소로 제공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자유수호평화박물관이 있어 한국전쟁 당시의 전쟁자료들과 군장비들을 관람할 수 있다. 전쟁을 테마로 한 각종 전시회도 열린다.(031-860-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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