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100분의 1 크기서 즐긴다

파크골프 9홀의 짜릿함…봄 레포츠로 제격

봄 이다. 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눈 소식도 잦아 외출은 엄두도 낼 수 없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3월이라고 쓰여진 달력을 대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반갑다. 봄소식이 꿈틀대는 새 싹의 기운을 맛보고 싶어진다.

 

가까운 데 인공이지만 초록색 잔디위에서 천천히 담소를 나누며 공을 맞추는 경쾌한 타음소리에 맞춰 “나이스 샷”을 연발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보통 골프장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차로 장시간 이동하거나 도착해도 비싼 비용때문에 주저할 수 밖에 없지만,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내에 자리한 파크골프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콤팩트하고 아기자기한 골프의 매력을 한껏 누릴 수 있다.

 

예년 기온을 되찾아 한층 포근해 진 2월 중순에 찾아간 동탄파크골프장에서는 “나이스 샷” 하는 경쾌한 소리와 이어지는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마침 기자가 찾은 이날은 동호회 회원만 50명에 이르는 동탄신협 파크골프 동호회원들의 정기모임겸 경기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1년에 굵직한 대회가 두번 있습니다. 전국파크골프연합회 회장배와 스포츠토토배 코리아파크골프 챔피언십이 그것이죠. 대회를 위해서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동호회 모임 및 경기를 갖는 동호회만 3개에 120여명의 회원들이 이 곳을 찾습니다.”

 

유의식 사무국장은 파크골프장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 “10세 이상이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파크골프는 손자부터 할아버지까지 3대가 함께 할 수 있는 패밀리 스포츠”라며 “노인들도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는 대신 이곳 9홀을 한 바퀴 도는게 훨씬 관절에 도움이 되는 만큼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유 사무국장이 파크골프 예찬론을 한창 늘어놓는 사이 대회 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40여명의 동탄신협 회원들의 대회가 시작된 것.

 

핑계김에 좁은 사무실에서 벗어나 탁 트인 야외로 나오는 금세 몸과 마음이 상쾌해 졌다.

 

동탄골프장은 홀이 모두 9개에 총 길이만 500m에 달한다. 성인이 9홀을 다 돌면 1시간으론 부족하다.

 

날씨가 풀렸다지만 그래도 겨울인데 게임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기자의 우려는 어르신들의 웃음소리와 상대편의 타법을 독려하고 혹여 벙커에라도 빠진 상대의 골을 함께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바로 사라졌다.

이날 게임의 감독 겸 도우미는 화성시 골프연합회 임원들이 자청했다.

 

일일이 파크골프의 룰과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해준 김희중 화성시파크골프연합회장(64)은 “은퇴한 장년들이 일반 골프장을 찾기는 비용면에서 만만치 않지요. 하지만 이곳 파크골프장은 65세 이상이 연간 회원으로 가입하면 연회비가 17만원으로 하루에 662원 꼴 밖에 안된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의 맛도 즐기고 함께 어울려 건전한 여가생활을 보낼 수 있는데다 하루 1만보 이상을 걷는 운동까지 잇으니 이만한 게 어디 또 있겠느냐”고 파크골프를 적극 홍보했다.

 

그런데 9홀까지 선수들의 뒤를 좇아 돌고나니 좀 허전했다. 홀 수가 너무 적어 뭔가 아쉬웠던 것. 아니나다를까. 이날 만난 어르신 동호회원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아 “목포나 밀양 등에는 최소 27홀 이상의 전국규모의 파크골프장이 들어서 있다”며 “전국적인 파크골프 대회유치를 위해서뿐 아니라 파크골프의 대중화를 위해서도 현재 골프장이 속해있는 센트럴파크 공원부지 중 일부를 파크골프장으로 전용해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크골프는 1983년 눈의 도시로 일컬어지는 일본의 삿뽀로에서 탄생됐다. 공원부지를 조성해도 사람들이 찾지 않자 자구책으로 파크골프장을 영입한 것. 현재 일본 북부의 경우 1천300여개의 파크골프장이 있을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파크골프장이 증가하면서 그 지역 노인들의 수명이 연장되고 의료비가 줄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고.

 

파크골프는 경기규칙도 간단하다. 기존 골프가 13·14개의 각종 클럽으로 경기운영을 하는 데 비해 파크골프는 감나무로 만든 헤드와 금속 샤프트로 만든 직각면 골프채 한 자루면 도구준비는 끝이다. 복장 및 신발착용도 자유롭다.

 

국내도 지난 1998년 경남 진주시의 상락원(노인복지회관)에 6홀 규모의 코스가 처음 생기면서 보급이 시작됐다.

 

2004년 서울 여의도의 한강파크골프장을 비롯 전남 목포시에는 최초의 36홀 파크골프장이 생겼다. 경북 경산에도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이 조성되고 전국장애인체전의 시범종목으로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지난 2008년 11월 개장한 이 곳 동탄파크골프장은 화성시가 신도시 내에 조성해 처음으로 유로로 개장한 것. 지난해까지 화성시파크골프연합회가 운영을 도맡았으나 올해부턴 화성시 인재육성과에서 관리를 맡고 있는 공공생활스포츠 공간이다.

 

도심의 파크골프장은 삭막한 도심경관을 좋게 할 뿐 아니라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의 여가 및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큰 역할을 한다. 여기에 지역 주민들 사이에 ‘사랑방’역할까지 하며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진화되고 있는 파크골프는 인조잔디가 파릇하게 올라온 잔디구장을 밟으며 등에는 따스한 햇발을 받으며 즐길 수 있는 봄의 레포츠. 올 봄엔 가족과 함께 또는 친구와 짬을 내 건강도 챙기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는 파크골프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하절기(4월부터 11월)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여하고 동절기(12월부터 3월)는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며 일반인 하루이용료는 어른의 경우 3천원, 10세 미만은 2천원이다. 주말에는 1천원의 추가 요금이 붙는다.

 

문의 (031)8008-8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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