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성장이 대한민국 전체 성장으로 이어지게 해야”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인터뷰

호랑이를 잡기 위해선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

 

국민 속으로 ‘더 낮게 더 가까이 희망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경기도를 정치적 고향으로 생각하고, 경기도지사를 지낸 대표적인 경기도 출신 정치인이다.

 

그래서 경기도민들의 애정도 깊다. 그런 손 대표가 처음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에 입당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당내에서 정치적 기반 부족으로 인해 좁아질 수 밖에 없는 입지가 가장 큰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손 대표의 생각은 달랐고, 그의 뜻은 지난해 10월 실시된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그대로 표출됐다. 오히려 제1야당으로 정권 교체를 바라는 시점에 중도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서민과의 교감을 위해 현장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인물론 두가지가 모두 맞물려 자신이 대표로 선출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손 대표에 대한 경기도민들의 애정이 깊다. 정치적인 배경이 경기도이고 경기도지사를 역임하셨기 때문이다. 이제는 당 대표를 맡으면서 단순히 경기도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데 책임이 무거울 것 같다. 특정지역을 책임질 때와 국가전체를 생각하는 지금에는 생각과 비전이 달라졌을 것 같다.

 

▶‘경기도를 땀으로 적시겠다’는 각오로 도민 여러분과 함께 울고 웃었던 순간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이제 민주당의 대표로서 ‘대한민국을 민주당의 땀으로 적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회를 열겠다’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민주당 대표로서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명운, 5천만 국민의 꿈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감을 갖고 있다. 저와 민주당은 새로운 시대적 도전을 직시하며 ‘정의와 복지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로의 거대한 전환을 이루려고 한다.

-당 대표 취임 이후 거리농성에 이어 연일 방문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 민심은 어디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나.

 

▶지난달부터 전국을 돌며 희망대장정을 하고 있다. 벌써 20개 지역을 다니며 5천여명이 넘는 분들을 직접 만났다. 물가급승, 전셋값 급등, 구제역 파동, 청년실업 등 민생대란을 외롭게 견디고 있는 국민의 아픔을 절감했다.

 

그리고 국민 속에서 깨닫고 있다. ‘삶 속에 들어와 거기서 다시 태어나라, 이명박 정권을 심판할 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펼칠 세상을 준비하고 실천해라, 그리고 약속을 반드시 지켜라’ 저는 이 국민의 말씀이 민주당이 가야할 길이라고 믿는다. 진정성, 신뢰, 그리고 시대적 비전과 유능한 해법으로 국민들께 화답할 것이다.

 

-사명감 같은 것을 느꼈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국민들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심판했다. 그리고 새로운 대안과 희망의 길을 탐색했다. 특히 국민들이 민주당의 무상급식 정책에 대해 지지해준 것은 바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회를 향한 국민의 열망이 표출된 것이었다.

 

국민이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눈을 돌려, 새로운 대안과 희망을 찾을 때 민주당이 그 자리에 서있어야 한다. 민주당이 펼쳐갈 세상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그리고 믿음직하게 보여줘야 한다. 바로 그것을 준비하는 것, 그리고 비록 야당이지만 몸부림치면서 실천하는 것, 이것이 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만드는 길이다.

-경기지역 관심사에 대한 대표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도지사 시절 수도권 규제 등에 대해 문제점을 가지고 계셨는데 현재의 생각은 어떤가.

 

▶지방균형발전이 대한민국 생존과 성장의 길이다. 도지사 시절, 제가 모진 고초를 겪으면서도 세종시 건설을 찬성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이런 지역균형발전의 기반위에서 수도권도 새로운 발전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경기도는 갖고 있는 장점으로 성장동력을 키워 나가 대한민국의 경제심장으로 발전하고, 다른 지역은 지역대로 발전을 해야 한다. 심장은 온 몸에 생명을 주는 중심부다. 균형발전의 시스템에서 경기도의 성장이 대한민국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과학벨트가 정치권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경기지역도 유치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적지에 대한 조사라는 관점과 정치적 약속이라는 점에서 어떤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이것은 최적지냐, 약속이냐의 선택문제가 아니다. 국민과 약속할 때는 이미 전국적 관점에서 적합한 곳을 선정하는 판단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거기에는 균형발전의 관점, 세종시와의 연관성 등이 모두 고려되는 것이다. 그 판단을 통해 국민과 약속한 것이다. 그것도 단순한 ‘정치적’ 약속이 아니라, 대선 공약이라는 최고의 무게를 가진 약속이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고의로 국민을 속였다면, 이는 더 큰 죄악이 될 것이다.

 

만일 이명박 대통령이 경기도민에게 이러저러한 것을 약속했는데, ‘그때는 제가 급해서 그냥 한번 해본 말입니다’라고 한다면 어떻겠는가. 무신부립(無信不立)이라고 했다. 신뢰가 없으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 더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게 된다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겠는가.

-국민들은 물가 상승 등 경제문제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현 정부가 놓치고 있는 경제문제가 무엇이고 민주당의 비전은 무엇인지.

 

▶희망대장정 현장에서 국민들이 가장 많이 말씀하신 것, 가장 아프게 말씀하시는 것이 바로 물가폭등이다. MB정부의 물가폭탄이 서민생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경제 기본틀을 바꿔야 물가대란을 막을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의 흐름을 대기업 재벌 수출기업에서부터 중소기업과 상공인, 서민들에서 돈이 돌도록 해야 한다.

 

22조가 풀린다고 해봐야 돈이 시중에 돌아야 하지만 12개 재벌기업으로 들어간다. 이 구조를 바꿔야 한다. 동네 상권이 살아야 도매상에서 물건 팔고 밥먹고 미장원 가고 옷가게 간다. 민주당이 서민과 중산층에게 돈이 돌아가는 대변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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