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광덕 강화문화원장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반환되는 외규장각도서는 빼앗긴 곳, 도둑맞은 곳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강화문화원 우광덕 원장(67)은 오는 5월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외규장각도서 297권의 보전 장소는 강화군이 돼야한다고 역설했다.
강화군에 외규장각도서가 보전·전시돼야 할 이유로 강화에 지난 2003년 복원된 외규장각을 손꼽았다.
외규장각은 1782년2월 정조가 왕실 관련 서적을 보관할 목적으로 강화도에 설치한 왕실도서관으로 당시 외규장각에는 1천여권의 조선왕실의궤가 보관됐다.
서울 창덕궁에 있는 규장각이 큰집이라면 외규장각은 작은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의궤는 왕 즉위를 비롯해 왕실의 결혼, 장례식 등 왕실의 큰 행사가 있을 때 준비 절차와 행렬, 소요 물품의 목록까지 그림으로 정리한 의례의 모범 서적이다. 역사학자들은 의궤를 기록문화의 으뜸으로 꼽고 있으나 외규장각은 병인양요(1866년) 때 강화군에 상륙한 프랑스군에 의해 불탔다.
우 원장은 “잃어버린 물건을 되찾으면,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임”이라며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외규장각도서 반환 행사도 당연히 강화 외규장각에서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통상부는 프랑스와의 반환 협정서명을 이유로 외규장각도서 강화도 보전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외규장도서가 반환이 아닌 대여형식으로 소유권이 프랑스에 있고, 협정서에 보전 장소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명시했다는 이유다.
이와 관련, 우 원장은 현재 강화역사박물관에 보전돼 있는 ‘수자기(帥字旗)’를 들어 외교부의 논리를 반박하고 나섰다.
‘수자기’는 신미양요(1871년) 때 미국이 조선을 강제 개항시키기 위해 강화도를 공격하고 전리품으로 미국에 가져간 일종의 군깃발. 수자기는 지난 2007년 한국에 장기 대여형식으로 돌려받았다가 현재 강화에 보전돼 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