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신의 누드 시리즈
화면에 엎드린 나체가 있다. 수줍은 걸까. 절대 캔버스 밖으로 고개를 내밀지 않고 뒷태만 연출하고 있는 나체. 그의 생각이 궁금하다.
그러나 역시 그 해답은 캔버스 안에 있다. 바로 나체를 감싸안은 듯 화폭속에 나열된 컬러의 향연. 마치 기호의 한 부분인듯 떨어져 나온 문양속에 마블링 된 혼탁한 듯 영롱한 색채감은 나체의 생각과 일치한다.
특히 이런 부분은 작가의 작품 중 ‘동행’에서 두드러지는 데 굵은 뿌리줄기가 일직선으로 갈라지는 그 틈새에 언뜻 비치는 나체는 얼굴은 없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건강하고 굵은 생명력을 담보한 뿌리줄기가 관통하는 이들 나체는 생생하다 못해 펄떡 펄떡 뛰쳐나올 듯 강렬하다.
이는 서양화가 류영신의 초기작품부터 나타나는 색채대비, 공간대비, 보색대비로부터 비롯되는데, 환상을 내밀한 상상력으로 가능하게 만드는 작가만의 기발한 연출법으로 빛을 발한다.
그의 필법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다. 청조색과 보라빛, 백색과 자색의 독백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환희는 서로 다른 차원의 양식적 확장과 더불어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
또 서정적인 자연환경의 경이로움을 시종일관 따르고 있는 그는 문명사회의 냉소적 관계에 놓인 너와 나의 자연친화적인 소통을 가능케 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조형예술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류영신은 러시아 상트페테르 부르크 레핀아카데미와 프랑스 그랑쇼미에르 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그간 12회의 개인전을 비롯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현재 한국 미협 성남지부 소속으로 시형회 부회장, 전업작가회 여성분과위원회 임원, 탄천작가회·21세기 ICCA·예우전·성남 누드크로키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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