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리졸브 및 독수리’ 한미합동군사연습으로 한반도에 팽팽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속에서 조심스럽지만 대화 재개를 예감케 하는 움직임과 징후들이 잇따라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은 여전히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거친 반응을 보이지만 대화의 여지를 남기고 있고, 미국은 대북식량지원에 좀더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대화 쪽으로 한걸음 더 다가섰다.
북한 언론매체들이 1일에 이어 2일에도 ‘키 리졸브’ 및 ‘독수리’ 한미합동군사연습의 중단을 촉구하면서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위험천만한 북침 핵시험전쟁’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범죄적인 전쟁소동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며 “지금으로 말하면 대화 쌍방이 군사적 행동을 자중하고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상호 신뢰를 도모하기 위해 힘써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MB “열린 마음으로 준비”
北 “상호 신뢰도모 힘써야”
美, 식량지원 가능성 시사
이 신문은 “우리는 대화에도 전쟁에도 다 같이 준비돼 있고 우리의 선군총대는 침략자들에게 무자비하다”고 덧붙였다.
노동신문은 ‘대화 파괴자들의 횡설수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남조선 당국이 북남 사이의 대화와 관계개선을 바란다면 우리를 반대하는 군사적 도발행위를 중지해야 한다”며 “조선반도의 긴장상태를 극도로 격화시키고 우리 공화국을 침략하기 위한 위험천만한 핵시험 전쟁을 벌이면서 대화를 운운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1일 3·1절 기념사에서 “우리는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무력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행동으로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지만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이런 점에서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측의 사과를 요구해 온 우리 정부의 스탠스가 다소 유연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정부가 남북군사실무회담의 일부 내용을 외부에 발설한 혐의로 회담 관계자들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 것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대북식량지원에 대해 “우리는 인도적 지원과 정치적 문제를 분리하고 있다”며 “우리가 신중히 모니터할 수 있을 때 식량을 지원하고 그것이 아이들과 필요한 시설에 간다는 것을 우리가 안다면 식량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이런 발언은 모니터링 강화라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식량지원에 종전보다 좀더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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