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기업 ‘脫 인천’ 속수무책

기업들 각종 규제 시달려 5년새 227곳 타지로 떠나 市 “묘안 없다” 수수방관

지역 주요 기업들이 대거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는데도 인천시는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3일 시 등에 따르면 향토 기업인 삼익악기가 최근 본사와 생산공장 등을 충북 음성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거쳐 인천 부지를 매각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인천보다는 각종 조세 혜택 등을 얻을 수 있는 충북으로 이전하고 인천부지 매각대금으로 해외투자로 인한 손실과 부채 등을 청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노후된 사옥을 신축할 경우 균형발전법 등으로 인한 수도권 규제가 심하다는 점도 인천을 떠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비슷한 연유로 최근 5년 동안 인천을 떠난 기업들은 남구 용현동 대우일렉트로닉스를 비롯해 모두 227곳, 8년 동안 613곳에 이른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환경공해와 공장총량제 등 각종 규제에 시달려야 하고 다른 지역보다 자금·세제·행정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떠나고 있다.

 

하지만 시는 각종 규제법으로 인해 어쩔 수 없다며 방관하고 있다.

 

삼익악기의 경우도 지난 2002년 법정관리에 들어가 S기업에 인수되면서부터 이전설이 불거졌지만 결국 인천이 아닌 충북 음성을 선택할 때까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다만 삼익악기가 이전한 뒤라도 정부에 각종 규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건의하고 해당 부지에 기업지원센터를 확충하는 등 첨단 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유치하겠다는 방안을 세웠을 뿐이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본사를 옮겨 첨단 생산시설을 세우고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을 만들어 고품질의 제품을 신속하게 배송하는 체계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삼익악기의 역사와 함께 한 인천에서 이전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회사의 이익과 효용성 등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삼익악기가 인천이 아닌 음성을 선택한 건 아쉽지만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방보다 장점이 적다는 게 문제”라며 “해당 부지에는 첨단 기업을 유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미경·박용준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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