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사항 파악해 길게 준비해야
1950년대 후반과 6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베이비붐세대라고 한다. 현재 50세를 전후한 나이로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베이비붐세대가 현재 인구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그런데 이들의 은퇴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한 조사결과를 보면 베이비붐 세대의 89%가 자녀에게 노후부양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는데, 은퇴 이후에 자식에게 기대 살지 않겠다는 것은 지금의 세태를 반영한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이를 바라보는 자식의 입장에서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한편으로 기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베이비붐세대의 은퇴준비상황을 보면 또 다른 생각을 갖게 한다.
현재 45%정도만 은퇴준비가 거의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절반이 넘는 55%가 상당히 미흡하게 준비되어 있고 이 중 25%는 준비조차 못하고 있다.
절반은 은퇴준비 상당히 미흡해
더욱 중요한 문제는 이들 세대의 자산의 분포를 보면 부동산이 82.4%로 구성되어 있으며 금융자산은 14.8%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은퇴준비를 하고 있는 경우에도 부동산을 줄여서 은퇴자금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것은 분명 현명한 대처방안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다만 베이비붐세대는 약 700만명으로 현재 인구구성에 있어 15%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세대가 비슷한 시기에 부동산을 처분하려고 한다면 현재 부동산시장의 침체상황을 전제로 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금액으로 부동산을 현금자산으로 전환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자명하다.
이러한 베이비붐세대의 상황을 보면서, 젊은 세대가 꼭 기억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언급하고자 한다.
은퇴라는 단어는 젊은 세대의 관점에서 보면 아주 먼 나라의 이야기로 다가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거나, 가정을 꾸리고 주택마련에 직면하고 있거나 또는 자녀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에 허덕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바로 베이비붐세대가 은퇴준비를 거의 못하고 퇴직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유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현재 베이비붐세대가 노후에 자녀에게 부양을 기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바로 부모님 세대를 부양하면서 그 어려움을 직접 체험한 결과라고 본다. 이렇듯 노후를 자녀에게 의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자녀에게 짐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고 삶을 영위하는 지혜를 가졌으면 좋겠다.
첫째 눈앞의 현실에 직면한 문제에 허덕이지 말고 인생이라는 길고 긴 항해의 항로를 파악하여야 한다. 항로를 미래 파악하고 항해하지 않는다면 목표로 하였던 항해의 목적지를 벗어나 전혀 다른 곳에 도착하게 될 가능성이 크므로 항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등대의 역할을 담당하는 조언자 또한 필요하다.
지출사항 파악해 길게 준비해야
둘째 지금 당장 미래를 준비하여야 한다. 인생에 있어서 돈의 여유가 생기는 시기는 거의 오지 않는다. 돈은 본디 그 사용처가 미리 예비되어 발생하는 것이기에 돈이 생기면 사용할 일이 반드시 생기는 것이다.
셋째, 치지출의 우선순위를 파악하여야 한다. 출의 우선순위를 파악하기 위하여는 꼭 필요한 것, 필요한 것, 있으면 좋은 것, 그리고 없어도 되는 것을 먼저 분류하여야 한다.
먼 미래의 은퇴준비가 현재의 입장에서도 꼭 필요한 것이라는 깨달음과 함께 지출의 우선순위에 있어서 최우선에 고려하여야 할 항목임을 다시 한번 되새겼으면 한다.
김천수 Fn닥터스 센터장·재무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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