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셀프주유소 안전 무방비

안전관리자 없이 아르바이트생 홀로 편의점까지 운영

 

돌발상황 대처 불안·범죄 노출… 소방본부 “단속 강화”

 

17일 새벽 6시께 인천 남동구 모 셀프주유소. 20대 초반의 아르바이트 직원이 졸린 눈을 비비며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일을 시작한지 2주일째라는 권모씨(21)는 “처음 사흘 동안 소화기 및 주유기 작동법, 손님 응대방법 등을 배웠다”며 “밤이 되면 다른 직원들은 퇴근하고 보통 혼자 지킨다”고 말했다.

 

새벽 6시20분께 부평의 다른 셀프주유소. 이곳은 편의점까지 겸하는 곳이지만 역시 직원은 여직원 한명뿐이었다.

 

여직원(24)은 “편의점 때문에 새벽에는 술 취한 손님들이 오는데 여성 혼자 있다 보니 무섭다”며 “셀프주유소여서 손님들이 알아서 넣으니 편의점이 바쁠 땐 주유소를 신경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반주유소보다 가격이 ℓ당 70~120원 싼 셀프주유소를 찾으면서 인천지역 셀프주유소는 최근 6개월 사이 8곳이 늘어 28곳에 이른다.

 

하지만 이에 대한 관리당국의 제도적 장치와 대책 등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안전사고 및 범죄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현행 위험물 안전관리법은 셀프주유소의 경우, 전직 소방공무원이나 위험물 관련 자격취득자, 소방안전협회 안전관리교육 이수자 등에 해당되는 안전 관리자가 셀프 주유시 이를 모니터 등을 통해 지켜 봐야 하지만 실제로 이를 지키는 곳은 찾기 힘들다.

 

이를 어길 경우 많게는 벌금 300만원을 부과할 수 있지만 단속은 연 1회 이상 실시하도록 규정됐을 뿐 단 1건의 단속실적도 기록하지 못해 셀프주유소의 가파른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주유 미숙으로 인한 각종 안전사고나 범죄 예방 등을 위해 셀프주유소에 대해 안전관리자를 2명 이상 둬 교대근무를 실시하게 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인천시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셀프주유소는 손님이 알아서 넣어야 하는만큼 이를 보완할 추가 시설과 안전관리가 요구된다”며 “안전관리자 복수 선임을 권고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어 제도나 단속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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