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고통 ‘류마티스’ 2년내 치료시작해야
오정순 할머니(72·수원시 장안구·가명)는 20년 동안 류마티스 관절염에 시달리면서 여러 병원을 전전했지만 한 번도 전문적인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다. 처음 한림대성심병원 류마티스클리닉을 찾았을 때 이미 관절 변형이 심했고 옷을 입고 벗는 정도의 일상생활도 어려울 만큼 거동이 불편했다. 또 염증 및 면역수치가 높고, 방사선 검사상 손, 발, 무릎에 심한 관절 파괴가 진행된 상태였다. 의료진은 곧바로 환자에게 류마티스 관절염의 면역 조절 치료를 시행, 염증은 빠른 호전을 보였으며, 1년째 정기 치료를 받아 오면서 오씨의 거동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 2년 내 치료하지 않으면 완치 어려워, 조기진단 필수
류마티스 질환은 전신적으로 생기는 자가면역성 질환들을 일컫는데, 심각한 관절 파괴를 가져 오는 류마티스 관절염이 여기에 포함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포함해 퇴행성 관절염(골관절염), 통풍, 강직성 척추염, 라이터 증후군 등의 관절염뿐 아니라 루푸스, 쇼그렌 증후군, 경피증, 근육염 등과 같은 교원성 질환 및 베체트 질환 등과 같은 혈관염, 섬유근통 증후군 등의 다양한 질환이 류마티스 질환에 포함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지만 그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인체의 면역기능에 이상이 생겨서 외부의 이물질에 대해서 몸을 방어해야 할 면역계가 오히려 우리 자신의 몸을 공격해 생기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관절 부위에 만성 염증이 생기고, 때로는 근육, 폐, 피부, 혈관, 신경계, 눈 등에도 이상이 올 수 있다. 발병 2년 내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 아침에 뻣뻣하고, 손부위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
가장 특징적인 것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을 움직이기 불편할 정도로 뻣뻣함을 느끼는 것이다. 특히 손 부위에 심하게 나타나는데 이를 ‘조조 강직’이라고 부른다. 흔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이 잘 쥐어지지 않는다. 조조 강직은 관절의 염증을 일으키는 다른 많은 질환에서도 나타나는데,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심하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특징이 있어 보통 1시간 이상 지속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관절 증상은 관절이 붓고 아픈 것이 주된 증상이며, 손가락과 손목 부위에 가장 흔히 생긴다. 따라서 의사들은 손가락에 염증이 있는지, 손가락의 어느 부위에 염증이 있는지를 파악함으로써 류마티스 관절염과 다른 관절염을 구별하기도 한다. 하지만 10~20% 정도의 환자들에서는 손가락에 염증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손가락에 염증이 심해지면 마디가 불룩하게 부어오른다. 만져보면 처음에는 물렁물렁한데 이것은 관절 안에 물이 차거나 관절조직이 증식을 하기 때문이다. 관절을 싸고 있는 관절막에서 염증물질을 분비해 통증 신경세포를 자극하거나 관절 안에 물이 차서 압력이 높아지면 격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 상태로 그냥 놔두면 관절의 뼈가 자라면서 단단하게 부어오르기도 한다.
염증이 지속되면 물렁뼈가 녹아들어가게 되고 주변의 근육, 힘줄들도 염증에 의해 약해지거나 심하면 파열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들이 제멋대로 자리를 잡으면서 손가락이 돌아가고 틀어지는 변형이 생긴다. 변형된 손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힘을 주기도 어렵고 의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지지도 않아서, 옷 입기, 수저 들기 등의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손 이외에도 염증이 잘 생기는 부위는 발목과 발가락, 무릎, 팔꿈치, 어깨 등으로 몸에 있는 관절은 거의 모두 침범될 수 있다.
■ 장기적인 치료 및 관리 필요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과는 매우 다양해서 환자의 20% 정도는 약물치료를 잘 하면 재발하지 않는다. 그리고 20% 정도의 환자들은 병이 나았다가 몇 년 있으면 다시 재발하고 낫기를 반복한다. 이런 환자들은 관절의 파괴가 거의 없고 기능장애도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가벼운 경과를 보이는 환자들은 대개 처음에 염증이 생긴 관절 수가 2~3군데 정도로 매우 적은 경우, 류마티스 인자가 음성이고 급성으로 관절통이 시작된 경우가 많다. 나머지 60% 정도의 환자들은 경과가 매우 긴 만성 관절염으로 진행된다.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인 경우, 류마티스 결절이 있는 경우, 특정 유전자가 검출되는 경우, 젊은 여자 환자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경과가 길고 심할 가능성이 높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이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류마티스 관절염도 완치는 어렵다 하더라도 꾸준히 치료하고 병을 잘 조절하면 통증이나 염증 없이 잘 지낼 수 있다.
■ 류마티스 치료제 발달로 증상개선 효과 높아
류마티스 관절염은 첫 발병 후 1~2년 안에 관절 손상이 많이 진행되므로 경험 있는 류마티스 전문의의 조기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나 스테로이드제는 장기간 사용할 경우 위장관 장애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 특히 스테로이드는 무분별하게 남용하면 관절염 환자들의 뼈를 망가뜨리고, 당뇨, 내분비 기능의 파괴, 결핵 등 수많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항류마티스 약물은 신속한 진통 효과는 없는 대신 장기간 복용하면 관절이 변형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염증의 원인이 되는 물질(사이토카인)이나 세포에 작용하여 획기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생물학적 제제 등이 많이 개발되어 임상에 사용되고 있다.
도움말=김현아 한림대성심병원 류마티스클리닉 교수
윤철원기자 ycw@ekgib.com
한림대성심병원 류마티스클리닉
진단 6개월내 근치 목표
세계적 전문의료진 포진
근·관절 전문병원 ‘명성’
한림대성심병원 류마티스클리닉은 근·관절 질환의 내과적인 치료를 수행하고 있다. 주로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과 같은 전신 관절 질환, 전신성 홍반성 낭창과 근육염, 경피증, 베체트 병과 같은 면역 이상에 의한 자가면역 질환, 통풍, 가성 통풍, 골다공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 그리고 오십견, 테니스 엘보, 섬규근통과 같은 만성 연조직 통증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 약물이나 주사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그 대상이 된다.
최근에는 초음파, MRI, 동위원소 촬영, SPECT 등의 최신 영상 진단법과 활액 검사, 활막 조직 검사를 도입해 각종 관절 질환을 정확히 진단하고 진단에 따른 맞춤 치료를 표방하고 있다.
류마티스클리닉은 류마티스내과 교수 2명, 연구간호사 2인, 간호조무사 1인 등 총 5명의 전문 의료진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주임교수를 맡고 있는 김현아 교수는 지금까지 세계 굴지의 저널들에 여러 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아왔으며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에 100대 명의로 선정될 만큼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실력파다.
김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연골세포의 고사’라는 논문으로 대한의학회가 수여하는 ‘분쉬의학상’ 젊은 의학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존의 관절염 진행 과정에 대한 연구들이 연골세포를 둘러싼 관절의 기질이 녹아 없어지는 점에 초점을 맞춘 데 반해, 김 교수는 연골세포 자체에 초점을 맞춰 류마티스 관절염의 관절연골에서 세포괴사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또 류마티스클리닉에서는 만성 질환의 관리가 중요한 질환인 만큼 류마티스 전문간호사를 두고 환자 교육, 복약 상담 등에 대한 지도 및 전화 상담 등 진료의 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
특히 ‘Index를 근거로 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치료 프로토콜’은 국내의 다른 병원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다.
이 시스템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활성 관절 검사 등을 포함하는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치료 성적을 매 진료시마다 산출하고 이를 기본으로 처방을 조절해 완치 내지는 근치를 도모하는 과학적인 프로그램으로 ‘진단 6개월 내 근치’를 목적으로 한다.
또한 다양한 다국적 임상 시험을 통해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아직 의료보험에 포함되지 않은 약제들을 도입해 기존 약물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획기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류마티스클리닉에서는 관절염 환자들이 개인 스마트폰이나 각종 휴대용 디지털기기를 통해 손쉽게 자신의 관절기능을 체크하면 인터넷을 통해 병원 데이터베이스에 자동전달됨으로써 질환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관절염 표준화 진단앱을 개발, 상용화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문의 (031)380-5920
경기일보ㆍ한림대의료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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