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폭발도
일본을 강타한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일본 열도가 쑥대밭으로 변했다. 또 지진 이후 태평양 연안을 초대형 쓰나미가 강타하면서 선박과 차량, 건물이 역류하는 바닷물에 휩쓸려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대지진은 일본 경제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특히 천문학적인 복구 비용은 허약한 국가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와 바클레이스 은행은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인한 복구 비용이 최소 1천8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일본 연간 총생산의 3%에 달하고 1995년 고베 대지진 때의 피해액수보다 무려 50% 많은 액수다.
▶일본 사상 최대 규모 강진 발생
3월 11일 오후 2시46분쯤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최대 규모 9.0(미국지질조사국 발표)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어 최대 높이 10m의 대형 쓰나미가 그 지역에 들어 닥치는 바람에 해안가 주민들이 미처 피하지 못해 적지 않은 인명·재산 피해가 예상된다.
일본 기상청은 대지진 발생 당일 발표했던 지진 규모(8.8)를 이틀 뒤인 13일 9.0으로 상향 수정했다. 1900년 이후 지구상에서 4번째로 강력한 지진으로 지진 발생 9일째인 3월 18일 현재 사망자와 실종자가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경찰청은 이날 낮 12까지 8천100여 명이 숨지고 1만200여 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돼 사망·실종자가 모두 2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도 이번 지진은 역대 최대규모의 최고 피해 가져온 지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원전 연쇄 폭발…방사선 누출 ‘비상’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와 4호기에서 3월 15일 잇따라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후쿠시마현과 이바라키현, 도쿄도 등 수도권을 비롯한 일본 동부와 중부 지역에 방사능 오염 비상이 걸렸다.
원전 2호기 폭발 사고는 오전 6시 15분 원자로 격납용기의 압력억제실(스프레션 풀) 설비가 부분 손상되면서 일어났다.
문제가 발생한 격납용기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설비다. 가동 중단 상태였던 4호기에서의 폭발은 내부에 보관돼 있던 사용 후 핵연료봉의 열로 인해 내부공기 온도가 상승하면서 1·3호기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수소폭발이 발생하면서 빚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건물 폭발 당시 냉각수 유출로 인해 사용 후 핵연료봉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서 방사능 물질이 건물 외벽에 뚫린 구멍 2개를 통해 다량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폐연료봉이 노출되면 반경 800㎞ 내의 생명체가 심각한 피해를 입을 만큼 위험하다.
다행히 도쿄전력은 17일 오전, 원전의 외부 전력을 복구하기 위한 송전선 설치 작업을 벌여 새 전력선 설치를 일부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도쿄 전력은 전력이 제대로 공급되는 대로 멈춰선 냉각 펌프를 재가동해 원자로를 정상화시킨다는 계획이다.
▶“日방사능 유출, 국내 영향 전혀 없어"
정부는 향후 건설되는 국내 원자력 발전소의 내진 설계와 관련, 규모 7.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창경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은 3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 참석, “추가로 건설하는 원전 모델은 규모 7.0의 지진에 내구성을 갖도록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동중인 국내 원전(21기)은 규모 6.5의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정부는 원전을 35기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 차관은 이어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물질 유출과 관련, “진앙지와 가장 가까운 지역인 울릉도의 환경방사능도 지진 발생 이후 평시와 같은 준위를 지속적으로 유지(약 140n㏜/h)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국토의 환경방사능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일본에서 입국하는 내외국인에 의한 방사능 오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날 자정부터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 각각 2대의 방사능감시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며 “만약 환경방사능이 증가해 피폭환자가 대량 발생하는 경우, 보유중인 14만명 분의 갑상선 방호약품을 배포하는 것은 물론 추가로 수입해서 배포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 日지원규모 역대 최대 예상
한류스타 이병헌이 대지진으로 신음하고 있는 일본 국민들을 위해 7억 원을, 그룹 JYJ(재중, 유천, 준수)도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에 구호금 6억 원을 전달했으며 빅뱅, 투애니원 등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도 5억 원을 내놓는 등 일본 대지진 피해를 돕기 위한 연예계의 기부 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일본 지진 피해 지원규모가 해외 지원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16일 일본 지원을 위한 긴급 구호예산이 부족해짐에 따라 예비비를 신청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원 규모는 물자까지 포함할 경우 지금까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1월 아이티 지원규모(1천250만 달러)를 웃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일본 지진 피해복구 지원에는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현재 사용 가능한 예산은 약 5만 달러에 불과해 예비비를 신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17일 공군 C-130 수송기 3대를 이용, 생수 20t과 유류·식료품·방한복·방호복 등을 일본에 파견된 긴급구조대에 전달했다.
김동식기자 ds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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