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햇살 만끽하는 트레킹 - 남한산성 트레킹
사람과 자연의 완벽한 호흡
남한산성 트레킹
4월은 자연과 호흡하기에 아주 좋은 달이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부드러운 미풍에 부서지는 햇살은 그 어떤 화려한 조명보다 사람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연출자다.
이맘 때 가고 싶은 곳 중 하나가 바로 산이다. 그 중에서도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남한산성은 산길 따라 여인네의 부드러운 허리선마냥 굴곡이 져 있는 성곽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산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 인기다.
남한산성은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국방의 보루 역할을 했다. 험한 지형을 따라 축조된 성은 그 길이가 11.7㎞(본성 9㎞, 외성 2.7㎞)에 달한다. 오늘날에 와서 남한산성은 자연생태 환경이 좋아서 수도권 시민들의 당일 코스 걷기 여행지로 사랑받고 있다.
남한산성 탐방코스는 2.9㎞코스(1시간 소요)부터 3.8㎞(1시간20분 소요), 5.7㎞(2시간 소요) 등 단거리 코스와 최장거리 7.7㎞(3시간40여분 소요) 등 총 다섯 가지 코스가 개발돼 있어 여행객 각자의 체력과 여유 시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걷기를 전후해 남한산성역사관에 들러 남한산성에 얽힌 역사를 공부해 보는 것도 유익하다. 주변의 경안천습지생태공원이나 광주도자박물관, 분원백자관 등도 함께 관람한다면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남한산성은 고구려 시조 동명성왕 셋째 아들인 온조왕의 일화부터 비운의 조선 왕 인조(1595~164)의 스토리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특히 1636년 병자호란때 인조가 살을 에는 한 겨울 청나라 군을 피해 신하들과 함께 남한산성에서 보낸 47일간의 항쟁의 기록이 담겨있는 남한산성은 결사항쟁과 투항 사이에서 고민하던 인조와 그를 따르던 삼학사(홍익한, 윤집, 오달제)의 일화가 절절히 배어있다. 이 역사적 사건은 소설가 김훈의 동명소설로도 유명하며 몇해전에는 뮤지컬로도 제작돼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바로 이 역사적 사건을 접하며 걷기도 병행할 수 있는 스토리 코스가 있다. ‘역사와 함께 소요하는 생명의 길’(제1코스), ‘행궁과 함께하는 법도의 길’(제2코스), ‘기억과 함께하는 반추의 길’(제3코스), ‘성곽과 함께하는 의지의 길’(제4코스), ‘산성을 따라가는 옹성 미학의 길’(제5코스)이 그것.
이밖에 남한산성은 백제 때부터 성을 쌓았던 군사적 요충지로 개성(북쪽)과 수원(남쪽), 강화(서쪽)와 더불어 서울을 지키는 외곽의 4대 요새 가운데 하나(동쪽)로 12㎞의 성곽을 따라 고성의 정취를 만끽하며 트레킹을 즐기는 것도 이색적인 재미다.
코스 및 관광 문의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 (031)777-7500
권소영기자 ksy@ekgib.com
▲추천코스(박스)
◇제1코스 역사와 함께 소요하는 생명의 길
숲이 가진 생명력과 산성 곳곳에 전하는 역사를 배우고 느끼는 코스로 산성종로를 출발하여 침괘정, 영월정을 거쳐 수어장대로 오르는 길이다.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 피톤치드 가득한 산길을 걸으며 숲의 충만함과 곳곳에 숨어 있는 역사이야기를 만나는 길이며 생명이 함께 하는 길이다.
◇제2코스 행궁과 함께하는 법도의 길
남한산성 행궁을 소개하고 조선 제16대 인조 임금의 고뇌와 숙종의 자신감, 영조, 정조의 문화의 르네상스를 꿈꾸었던 행궁이야기와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의 한 구절을 되새기며 걷는 길이자 백제의 시조 온조대왕의 꿈이 함께하는 길이다. 행궁을 둘러보고 숭열전을 올랐다가 영월정을 지나 산성종로로 돌아오는 길이다.
◇제3코스 기억과 함께하는 반추의 길
병자년(1636년) 전쟁의 기억을 반추하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길이다. 기억과 함께하는 반추의 길에는 비상시를 대비해 군사훈련과 무술연마를 하던 연무관, 조선 선비의 절개를 돌아보게 하는 현절사, 터만 남은 동쪽 지휘소 동장대지, 성안을 꿰뚫을 수 있는 ‘벌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제4코스 성곽과 함께하는 의지의 길
남한산성의 절반 거리를 성곽을 따라 걷게 되는 길로 산성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길이기도 하다. 성곽 둘레를 수놓는 여장과 울창한 나무들이 계절의 아름다움을 담아낸다. 남문을 시작으로 천주사지, 수어장대, 병암을 거쳐 서문에 이르는 길은 탐방로의 전반부에 해당하고, 서문에서 연주봉 옹성을 지나 북으로 내려오는 길은 탐방로의 후반부다.
◇제5코스 산성을 따라가는 옹성 미학의 길
옹성이 몰려 있는 성곽의 남동쪽 길을 따라 펼쳐진다. 남문에서 시작해 3개의 옹성을 차례로 지나 동문을 거쳐 지수당을 들렸다 출발점 산성종로로 가는 구간이다. 옹성의 생동감 넘치는 형태와 옹성이 자아내는 예술적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다. 옹성 미학을 따라 가는 길은 다른 산성에서 느낄 수 없는 남한산성만의 매력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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