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수원과 서울 등 우리나라 여러 지역에서도 요오드와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확인됐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가 늦게 진행되고 일부만 나오면서 은폐 의혹과 함께 불신감도 높아가고 있다.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29일 브리핑에서 “28일 전국 12개 지방측정소에서 공기를 채취, 분석한 결과 모든 측정소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기술원(KINS)에 따르면 검출된 방사성 요오드(131I)의 농도는 최소 0.049m㏃/㎥에서 최대 0.356 m㏃/㎥ 수준이었다. 이를 인체에 쪼이는 방사선량, 즉 피폭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4.72×10-6∼3.43×10-5mSv 범위로, 일반인의 연간 선량한도인 1mSv의 약 20만∼30만분의 1 정도다. 수원지역은 방사성 요드 0.109 m㏃/㎥ 가 검출됐다.
특히 춘천측정소에서는 세슘-137(137Cs)과 세슘-134(134Cs)도 각각 0.018m㏃/㎥, 0.015 m㏃/㎥ 확인됐다. 두 원소를 더해 피폭방사선량을 계산하면 1.21x10-5mSv로, 일반인의 연간 선량한도(1mSv)의 약 8만분의 1 수준이다.
방사성 제논의 경우, 지난 26일 채취한 시료에서 최대치(0.878㏃/㎥)를 기록한 이후 12시간 간격으로 0.464㏃/㎥, 0.395㏃/㎥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기술원은 이 요오드와 세슘 역시 앞서 발견된 제논과 마찬가지로 캄차카반도와 북극, 시베리아를 거쳐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정부가 뒤늦게 발표하면서 은폐의혹과 함께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지고 있다. KINS는 강원도 대기 중에서 방사성 제논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23일이지만 발표는 27일 저녁에야 이뤄졌으며 공교롭게도 제논 검출사실이 발표된 시점은 3년 임기가 거의 끝나가는 윤 원장의 1년 연임이 결정된 직후였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KINS가 윤 원장의 연임에 걸림돌이 될까 우려해 제논 검출사실을 쉬쉬하고 있다가 연임이 결정된 뒤에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 윤 원장은 “23일 수집된 시료의 분석 결과가 24일 오전 5시께 나왔으나 그 농도가 0.00159 ㏃(베크렐)/㎥로 너무 낮아 의미가 없었다”며 “이후 26일부터 의미있는 데이터가 수집됐고 이 데이터 분석이 끝난 시점이 27일 오후 5시 이후였다”고 주장했다.
방사성 요오드 등 검출사실도 KINS는 처음에는 딱 잡아떼다가 늦게서야 시인하면서 스스로 은폐의혹을 키우는 동시에 방사성 물질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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