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여파 도매가 떨어졌는데 소비자가격은 상승

한우값 ‘미스터리’

구제역 여파로 한우 도매가격은 내리고 있는 반면 소매가격은 오르는 이상현상이 지속, 한우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31일 한국육가공협회와 한국물가협회 등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한우의 전국경매가격은 ㎏당 평균 1만2천863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말 1만3천246원(1㎏ 기준)이던 한우 평균경매가격은 2월 말 1만2천848원 등으로 점차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는 구제역 발생 초기에는 도매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이후 상황이 장기화되자 소비자들의 불안 등이 겹치며 수요가 급감, 도매가격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구제역으로 묶여 있던 한우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출하되면서 한우 도매가격을 부추겼다.

 

그러나 같은기간 한우 소매가격은 도매가 하락을 반영하지 못한채 오히려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한우 등심 1등급 이상 규격의 500g단위 소매가격은 작년 11월 3만5천600원이던 것이 12월 3만7천400원으로 엇박자를 내기 시작, 1월 3만8천원, 2월 3만9천900원으로 계속 올랐다.

 

또 가장 최근인 3월30일에도 3만9천400원으로 도매가와 달리 높은 가격대를 형성 중이다.

 

특히 이같은 상황은 한우 전문 식당과 음식점들의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수원, 성남, 용인 등 도내 유명 한우 전문 식당의 가격은 1인분에 4만~5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도매가 하락에도 소매가격이 내리지 않는데 대해 ‘소비자만 봉’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에 살고 있는 회사원 김모씨(42)는 “언론에는 소고기 도매가격이 내린다고 하는데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 같다”며 “가격은 오르기만 하고 내릴 줄 모르니 소비자만 억울한것 아니냐”고 불평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소고기의 도매가는 하락하지만 소매가는 오르는 현상이 소매의 경우 유통단계가 많은데다 한번 가격이 형성된 후에 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물가협회 관계자는 “최근 소고기의 도매가격 하락은 워낙 수요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축산물의 경우 가격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특성이 있다”며 “이번주 조사에서는 약보합세로 나타난 만큼 소매가도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