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중무장한 채 외출 자가용 등교 학생 늘고 도심은 하루종일 한산
‘방사능 비’가 내린 7일‘인체에 무해 수준’이라는 정부 발표에도 출근길 시민들은 마스크와 우비로 중무장한 채 발걸음을 재촉했고 학교들마다 등교길 자녀를 태우고 온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 8시30분께 인천 승학초등학교 앞.
많은 비가 내리지 않는데도 학생들은 우비에 우산까지 받쳐쓰며 교문을 들어섰고 장화나 모자, 마스크까지 쓴 어린이들도 목격됐다. 평소와 달리 자녀를 승용차로 등교시키는 학부모들도 눈에 띠었다.
1학년 딸 아이를 교문 앞에 내려준 한모씨(37·여)는 “큰 문제가 없겠지 하면서도 걱정이 돼 아이를 태우고 왔다”며 “혹시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칠까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김진선씨(39·여)도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나쁜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어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다”며 “정부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지역에서는 휴교하는 유치원이나 학교는 없었지만 야외수업이나 학교 운동장에서 노는 학생들의 모습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
인천시교육청은 방사능 비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정부 발표와 함께 학부모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과도한 반응을 자제하라는 교육과학부 지시에 따라 휴교령은 내리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할 것을 각급 학교에 시달했다.
시민들도 불안에 떨었다.
자신의 몸집 보다 훨씬 큰 우산을 쓰는 행인들이 유독 눈에 띠었고, 가능한 걷지 않으려고 택시나 승용차를 이용하는 시민들로 인해 대낮에도 평소 때 보다 많은 차량들이 도로를 메웠다.
회사원 이종민씨(41)는 “평소보다 두터운 옷에 모자까지 쓰고 출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의 방사능 비 공포는 더욱 컸다.
트위터 아이디 kgb38은 “방사능 비가 극미량이라도 몸에 들어가면 무조건 문제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고, “비에서 방사능 냄새가 난다”거나 “방사능비를 맞아 그런지 어지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박혜숙·허현범기자 ph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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