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1만여건 적발
공항으로 통해 국내로 반입되는 국제우편물이 늘면서 밀반입에 악용되는 일도 급증하고 있다.
11일 인천공항세관과 김포세관 등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인천공항을 통한 국제우편물 반입건수는 197만5천여건, 김포공항 특송물품 반입건수도 56만8천여건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늘었다.
세관 측은 최근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전자상거래 반입이 최고 178%(수입신고 기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우편물이 늘면서 이를 이용한 밀반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천공항세관은 1·4분기 동안 마약 적발 6건 등을 비롯해 9천531건, 김포세관은 올해 1·4분기에만 500건 넘게 적발했다.
최근에는 국내 전자담배 총판업체를 운영하는 박모씨(35)가 식약청 허가를 받지 않은 전자담배용 니코틴 충전액을 국제우편을 통해 밀반입하려다 인천공항세관에 걸렸다.
박씨는 타인의 명의를 도용, 니코틴 충전용액 87㎏(시가 1억 7천만원 상당)을 플라스틱 부품으로 둔갑시킨 뒤 3㎏씩 소량 포장해 밀수입하려다 검거됐다.
김포세관도 올해 필로폰 6.75g, 어그부츠 114건, 위조 아이폰용 부품, 소니 블루투스 헤드셋 등 불법 반입 물품들을 적발했다.
하지만 일반인 명의를 도용해 국제우편으로 밀반입을 시도할 경우 적발이 쉽지 않다.
전자상거래는 100달러까지 세금이 면제되면서 해당 업체들이 20~30명의 타인 명의를 도용해 개인적으로 구입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국내로 물건을 들여온 뒤 시중에 유통시키는 수법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세관 측도 특정인 명의로 국제우편이 중복돼 자료가 축적되기 전까지는 밀반입을 적발하기가 어렵다.
이에 대해 세관 관계자는 “마약이나 위조 상품 등 불법 반입물품 이외에도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등 국내에서 허가받기 어려운 물품을 국제우편으로 밀반입하는 경우들이 많다”며 “다음달 안으로 엑스레이 설비 등을 갖춘 특송검사장을 만들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