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군부대에 납품할 시가 15억원 상당의 유류(경유)를 빼돌린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 절도)로 유조차 운전기사 정모씨(47)와 주유소 업주 안모씨(47) 등 2명을 구속하고 오모씨(38) 등 4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지난 2009년 7월부터 최근까지 인천 중구 한 저유소에서 배송을 의뢰받은 경유를 자신들의 유조차에 싣고 수도권과 강원도 일대 군부대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수백차례에 걸쳐 경유 88만ℓ(시가 15억4천만원 상당)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차량 유류구의 봉인을 제거하지 않고도 기름을 빼낼 수 있도록 민간 공업사를 통해 유류구를 개조하는 수법으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운전기사들은 빼돌린 기름의 절반 정도인 43만ℓ는 시세보다 40~50% 저렴한 가격에 안씨 등이 운영하는 주유소에 팔았고, 나머지 45만ℓ는 자신들의 유조차에 넣고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국고로부터 지급되는 유가보조금을 타내기 위해 주유소 업주들과 짜고 기름 거래가 없는데도 가짜 거래실적을 만들기 위해 속칭 ‘카드깡’ 수법으로 1인당 600만~700만원씩 모두 1억5천만원의 유가보조금을 챙긴 혐의(여신전문금융법 위반)로 오모씨(38) 등 주유소 업주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름값 고공 행진이 계속되는데다 소규모 군부대는 배송받은 유류 양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유량계가 없는 점 등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혜숙기자 ph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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