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지역 “일부라도 유치해야” 목소리 높여
프랑스로부터 반환되는 외규장각 의궤를 외규장각이 위치했던 강화로 유치해야 한다는 지역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는 가운데(본보 2월15·16일자 1면, 2월18일자 15면), 외규장각 의궤 1차 반환분 75권이 145년만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고국 땅을 밟았다.
유물상자 5개에 나눠 담겨진 이번 반환분은 14일 오후 1시49분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OZ502편에 실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통관작업을 마친 뒤 곧바로 무진동 특수차량에 담겨 최종 목적지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수송을 맡은 아시아나항공은 유물상자를 항온·항습 특수 컨테이너 2대에 나눠 싣는 등 도서가 손상되지 않도록 했다.
외규장각 의궤는 이날 1차 반환을 시작으로 다음달 27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등을 통해 국내로 들어 온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7월19일부터 2개월 동안 일반인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1866년 프랑스가 병인양요 때 강화 왕실도서관인 외규장각에서 약탈한 도서인 외규장각 의궤는 1978년 재불 역사학자인 박병선 박사가 297권을 발굴, 공개하면서 존재가 알려졌으며 지난 1991년 공식 반환 요구가 있은 지 20년만에 제자리를 찾게 됐다.
하지만 영구반환이 아니라 5년 단위로 갱신이 가능한 ‘임대’반환이어서 문화재 반환운동을 펼쳤던 시민단체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유권은 여전히 프랑스가 갖고 있는데다 프랑스 동의가 있어야만 전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당초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리기로 했던 외규장각 의궤 환영 기념행사도 취소됐으며, 외규장각 의궤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을 촬영하려고 했던 취재진의 출입까지 일부 제한됐다.
이 때문에 오는 7월로 예정된 외규장각 도서 특별전도 실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2월부터 강화군과 강화문화원, 강화역사문화연구소 인천시의회 등을 비롯해 시민단체들은 외규장각 의궤가 원래 외규장각이 있었던 강화에 보전·전시돼야 한다며 문화부 등 관계 부처에 수차례 건의했었다.
외규장각은 지난 2003년 정부로부터 23억원을 지원받아 강화군 강화읍 관청리에 복원됐다.
김형우 강화역사문화연구소장은 “외규장각 의궤는 강화 보전이 가장 합리적이지만 반환되는 전권을 강화에 보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일부라도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병국 문화부 장관은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외규장각 도서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박물관 특별전시회를 열고 전자책, 인터넷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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