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는 것도 한 교육” 한복 입고 수염 기르니… 아이들 너도나도 “훈장님~” 웃는 그 모습에 오늘도 뿌듯
“아이들과의 만남은 매일 새로움의 연속입니다”
수원박물관에 가면 ‘정자관’(선비들이 평상시에 쓰던 말총으로 만든 관)을 쓰고 콧수염을 기른, 자뭇 조선시대 사대부집 양반을 연상시키는 인물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윤문상씨(49). 그가 맡은 업무는 학생들을 학교에서 박물관까지 데려오는 것.
그런데 그런 그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머리에 옛 양반들이 쓰던 정자관을 쓰고 아이들을 실어 나르는 버스를 운전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그가 정자관을 쓰고 개량 한복을 입는 이유는 학생들이 역사를 배우기 위해 박물관을 찾는 것에 착안, 과거의 모습을 보는 것도 하나의 교육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윤씨가 데려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로, 수원시와 수원시교육지원청이 협약을 맺고 현장학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콧수염을 기르기 시작하면서 더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어느날 한 아이가 “왜 머리에 옛날 모자를 쓰고 한복을 입느냐”는 질문에 “너희들의 훈장”이라고 대답하자, “그런데 왜 수염은 없느냐”는 반문에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수원시에서 23년간 운전을 맡아오던 윤씨가 박물관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박물관으로 오면서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된 것은 남들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돼야 한다는 것.
그래서 시작한 것이 아이들과 함께 동화되는 것이었고, 현재는 남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던 것이 본인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학예사의 설명도 같이 듣게 돼 역사적 지식도 많이 쌓아 이제는 설명을 놓친 아이들을 따로 모아 설명을 해 주기도 한다.
또 요즘에는 아이들과 재밌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영어 공부를 시작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훈장’ 소리를 들으려면 나도 많이 알아아죠. 아이들에게 영어로 간단한 대화나 농담을 하면 정말로 좋아한답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윤씨는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열심히 공부를 해서 아이들에게 베풀고 싶다”며 “이곳에서 지금의 역할을 앞으로도 계속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dharma@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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