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봄, 홍난파 생가

곁에 있어도 그리운 어머니처럼, 고향의 봄은 그리움을 엮어 만든 따뜻한 품이다. 불현듯 파란들에서 남풍이 불어올 감미로운 향훈을 찾아 나선다. 남양 활초리에 들어서자 나지막한 언덕길이 길게이어졌다. 길가엔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가 금방 내린 봄비에 얼굴을 씻고 산뜻하게 마중했다. 하지만 난파의 생가를 안내하는 팻말은 인색하기만 하다. 이데올로기는 구차하다. 고향의 봄을 대체할 한 예술가의 집을 보고플 뿐이다. 어렵게 찾은 난파의 생가는 싸리 울타리에 초라한 초가집이다. 적막한 마을이지만 그 옛날의 꽃 대궐이 그려진다. 내 영혼의 한가운데 파리나무십자가합창단의 고향의 봄이 가슴 적시며 울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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