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수십만원대 선물 앞세워 부모·어린이 유혹 ‘고가 마케팅’ 활개
어린이날을 앞두고 유통업체마다 동심을 흔드는 고가의 선물들이 판을 치면서 소비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장난감과 게임기, 의류 등 선물이 수십만원대를 호가하면서 부모와 친척 등 어린이날 선물을 사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고가 마케팅’이 활개치는 것이다.
3일 수원에 위치한 A백화점에서는 2개 층에 풍선 등을 화려하게 장식해 어린이날 선물을 구매하러 오는 부모와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다양한 어린이 선물 브랜드를 모아두고 짐보리의 자석으로 된 학습용 장난감인 맥포머스 브레인업이 28만4천원, 조립형 책상 25만원대, 아이넷 소프트블럭 13만5천원 등 고가 선물들이 즐비했다.
또 수원의 B백화점도 역시 브랜드마다 30만~40만원대의 장난감과 교구, 30만원을 훌쩍 넘기는 의류 등 고가 선물들을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한켠에 수백만원대의 유모차를 함께 전시, 어린이날 고가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선물을 구매하러 백화점에 방문한 정모씨(32)는 “조카가 갖고 싶다는 선물은 20만원이 넘는 게임기라 사줄 수 없을 것 같다”며 “매장마다 고가 선물이 주를 이루고 구매를 쉽게 권유하는 점원들이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형마트도 고가 선물 구성 대열에 합류, ‘저렴하다’는 할인마트의 이미지를 무색케 했다.
롯데마트는 이번 어린이날을 맞아 닌텐도 위 롯데마트 패키지(위 본체+눈차크+처음 만나는 위+스포츠리조트+뉴슈퍼마리오브라더스)’를 35만6천원에 내놨으며, ‘럭셔리 레드카’를 14만9천원에 판매하는 등 고가 선물들로 동심을 겨냥했다.
또 홈플러스는 게임기인 엑스박스(XBOX) 키넥트 4기가 번들 패키지와 인기 타이틀 애니멀스로 구성한 ‘홈플러스 키넥트 특별패키지’를 39만8천원에 내놓고 있는데, 북수원점의 경우 매장에 전시를 시작한 이후 하루 1개씩 팔려나가며 고가 선물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어린이날 최고의 선물 자리를 로봇, 인형 등 장난감이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디지털 관련 기기 위주로 바뀌면서 가격도 높아졌다”며 “비싼 선물을 구매하는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어린이날을 맞아 고가 상품을 앞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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