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이 지난 4일 여야 진통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경기도내 여야 중진 의원의 평가와 반응이 ‘4인4색’으로 엇갈리고 있다. 또 한나라당 단독 통과의 책임을 서로 전가하는 등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5일 여야에 따르면 한나라당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4선·수원 팔달)은 비준동의안을 상임위에서 무난하게 처리, 차기 당 대표 도전이 예상되는 등 주가를 높이고 있다.
남 위원장은 이날 본회의에서도 심사보고를 통해 “위원회에서 여러가지 쟁점사항에 대해 심도있는 토의를 하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으며, 세번의 공청회와 두번의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며 “이틀간에 걸친 여·야·정 회의에서 추가적인 야당의 요구를 논의해 다 받아들였고, 일부 이견이 있어서 표결은 했으나 어떤 물리적 충돌도 없었다”고 합의 처리했음을 강조했다.
남경필, 비준안 무난하게 처리… 주가 상승
손학규, 야권연대 정신 살렸지만 실리 잃어
김영환, ‘유통법’ 통과 안돼 당 지도부 비판
천정배 “중소상인·농민 궁지에 몰아넣어”
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4선·성남 분당을)는 ‘여·야·정 합의’를 파기하며 본회의 처리를 반대, 야권연대의 정신은 살렸으나 실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많다는 평가다.
손 대표는 본회의 불참을 결정했던 의총에서 “잠정발효일이 7월1일이고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 심층 분석하고 대안·대책을 마련하고 좀 더 진지하게 하겠다는 것이지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한나라당이 그것도 못 참고 강행처리한다면 집권여당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본회의 처리를 사실상 묵인하고 피해대책법안인 SSM 관련 법안 등은 처리하지 못하면서 민노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으로 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같은 당 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3선·안산 상록을)은 비준안의 한나라당 단독처리에 유감을 표명하고, 지경위에서 SSM(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통과시켰던 ‘유통법 개정안’이 이날 통과되지 못한 것에 대해 당 지도부를 성토하는 등 양비론을 폈다.
비준안의 본회의 처리를 강하게 반대했던 같은당 천정배 최고위원(4선·안산 단원갑)은 비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더욱 대여 공세의 날을 세우며 강경 이미지를 고수했다.
천 최고위원은 성명을 통해 “600만 중소상인의 생존을 위기에 빠트리고 400만 농민들을 궁지에 몰아넣는 한·EU FTA를 졸속 강행처리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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