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혹은 변비가 지속되고 피 섞인 변을 본다면? 치질인 줄 알고 병원을 찾았다가 대장암이라는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위암, 간암, 유방암, 자궁암과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정한 5대 암 중 하나인 대장암. 특히 대부분의 대장암은 용종에서 암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장암의 원인 및 증상, 진단, 예방 및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대장의 구조
대장은 소장의 끝에서 시작하여 항문까지 연결되는 길이 약 150cm인 소화기관의 일부로 맹장, 결장, 직장 3부분으로 나누어지고 결장은 다시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및 에스결장으로 나뉜다.
대장은 수분, 염화물 그리고 나트륨의 흡수를 담당하며, 일부 비타민B군과 비타민K를 포함한 비타민을 합성하고, 대변을 형성하는 기능을 한다.
대장암이란
대장암은 결장이나 직장에 생기는 악성종양(암)으로 암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는 암을 결장암, 직장에 생기는 암을 직장암이라고 하고, 이를 합쳐서 말할 때는 대장암 혹은 결장직장암이라고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8년 건강보험 암 진료환자 분석’에 따르면 전체 암 진료환자는 55만 226명(남성 27만327명, 여성 27만9천899명)으로 인구 10만명당 1천143명. 이중 대장암(7만5천822명)은 전체 진료환자수 면에서 위암(10만1천265)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대장암의 원인
대장암의 발생원인 중 5%는 명확히 유전에 의해 발병한다고 밝혀져 있으며, 전체 대장암의 약 15~20%는 유전적 소인과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 외에 비만, 흡연,음주,부족한 식이섬유 섭취, 고지방, 설탕 등과 같은 식이요인, 가족적 성향과 관련이 있고 만성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의 만성 염증성 질병이 있으면 더욱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장암의 위험요인으로는 50세 이상의 연령, 고지방·고칼로리·부족한 식이섬유의 섭취, 가공 정제된 식이, 알코올, 흡연, 10년 이상 경과된 궤양성 대장염, 유전적 소인, 선종성 용종이나 대장암의 가족력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변비가 심하면 대장암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변비로 인해 장내의 독성물질이 대장점막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것이 대장암이 유발될 수 있는 환경적인 조건이다.
독성물질의 증가는 고지방식 및 육류 섭취 증가와 관련이 있다. 변비에 의해 대변이 장내에 오랫동안 머문다면 대변에서 생성되는 독성물질의 양이 증가함은 물론이고 대장점막이 독성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져 대장암의 발생 확률은 높아질 수 있다.
치질과 대장암
치질은 항문에서 발생하는 모든 질환을 일컫는 말이고, 우리가 보통 치질이라고 부르는 병은 더 정확하게는 ‘치핵’이라고 하는 질환이다.
치질 중에서 가장 흔한 치핵은 대장암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다만 치핵의 주 증상이 배변시 불편감과 출혈이고 또한 이것들은 직장암에서 보이는 증상과 유사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을 보일 때에는 반드시 감별을 요한다.
항문에 생긴 암을 치핵으로 여겨서 간과한다든지, 직장암과 치핵이 같이 있을 경우에 치핵만 치료를 해서 암을 진단하는 것이 늦어지는 일도 간혹 있어 나이가 많거나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치핵 환자들은 치료 이전에 대장암에 대한 검사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장암의 예방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동물성 지방 및 당분의 섭취는 삼가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신선한 야채·과일 및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E, 칼슘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대장암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장암의 전구 병변인 선종을 조기에 발견하여 제거함으로써 대장암으로의 진행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장의 선종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쉽게 발견되며, 발견 즉시 대장내시경을 통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이미 대장암으로 진행된 경우라도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대장암 치료 후 생존율을 높이는데 중요하다. 1기에 발견된 대장암 환자는 치료 후 90%이상의 생존율을 보이며, 2기의 경우에도 생존율은 70~80%에 이른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질환이다.
대장암의 증상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으며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대장암도 다른 암과 비슷하게 체중이나 근력의 급속한 감소, 식욕부진, 소화불량, 오심구토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대장암의 진단
대장암의 약 35%(직장암의 약 75%)는 전문의료진들의 진찰(직장수지검사)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직장수지검사 외에 대장조영술, 에스결장경, 대장내시경 등이 시행되고 있는데, 이 중 대장 전체의 관찰이 가능하고 검사와 동시에 조직검사를 할 수 있는 대장내시경이 대장암 진단에 가장 효과적이고 정확한 검사로 추천되고 있다.
대장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고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자가 진단도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하게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는 대표적인 암 중에 하나여서 50세부터 5~10년마다 가장 확실한 진단 방법인 대장내시경 검사가 추천된다.
최근에는 수면 대장내시경이 등장해 고통도 거의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럽다거나 번거롭다는 이유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대장암 조기진단을 위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는 3가지 이유
대장암의 대부분은 암으로 넘어가기 전, 대장 용종(폴립)이라는 양성 종양의 단계를 거치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보통 용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데는 5~10여 년이 걸리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용종을 미리 발견하고 적기에 제거한다면 대장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 도중 용종 등 이상이 발견되면 현장에서 바로 조직검사나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대장점막은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 마취도 필요없다. 절제부위 상처도 저절로 낫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입원할 필요가 없어 대장내시경 검사는 곧 ‘대장암 예방 수술’이 될 수도 있다.
대장암 진단에는 대변 잠혈검사를 비롯 대장조영검사 등도 사용되나 정확도가 떨어지며, 검사결과에서 이상소견이 발견되더라도 확진을 위해 다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최근 CT로 대장 부위를 촬영한 후 3차원 영상으로 바꾸는 CT 조영술이 도입됐으나, 5mm이하의 작은 용종이나 편평형, 함몰형 암은 찾아내지 못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대장암의 치료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최근 들어내시경을 이용한 치료기술이 발전되면서 대장암 중 암세포가 점막에 국한된 경우 내시경적 절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내시경적 절제술만으로 대장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암세포의 분화도가 좋고, 암세포가 혈관이나 림프관을 침범하지 않아야 된다는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림프절 등에 암이 퍼져있다면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 같은 부가적인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개복수술 또는 복강경 수술을 통하여 제거된다. 종양이 항문에 매우 가까이 존재하는 경우 모든 직장과 항문의 제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복벽과 피부를 통하여 장루(인공항문)를 만들게 된다. 인공항문의 필요성은 직장으로부터 암이 얼마나 가까운 위치에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수술 술기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인공항문을 만드는 경우는 많이 줄었으며 항문을 살리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대장암의 부가적인 치료에는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가 있다. 보조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는 수술적 치료의 결과를 개선시키기 위해 수술 전후에 시행하는 보조요법이다.
수술, 항암요법, 방사선치료요법 이외에 식이요법이나 약초, 건강식품 등 기타 치료법은 아직 그 효과가 확실하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해로울 수도 있다.
전체 대장암 환자의 약 25%정도는 진단 시에 다른 장기(간이나 폐)에 전이가 있는 4기 대장암이다. 이러한 경우는 수술보다는 항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일차적으로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대장암에 의해 대장이 막힌 경우나 출혈이 심한 경우, 천공이 생긴 경우 등은 4기 대장암일 지라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도움말 성빈센트병원 외과 조현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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