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금통위가 `오랜만에'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음 달 기준금리 전망도 크게 엇갈렸다.
◇다수 예상 엎고 동결
한은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물가가 고점을 지났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2%를 기록하면서 4개월 연속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범위를벗어났지만, 상승률은 전달 4.7%보다 낮아지면서 물가 급등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저축은행 부실 문제와 불어나는 가계부채, 중동·아프리카 지역 정정 불안 및 일본 대지진 여파 지속 등 국내외 불안정성은 지속되고 있어 금리 정상화를 한 박자 더 쉬어갈 만한 유인이 생긴 것으로 여겨진다.
가계부채가 800조원을 육박하는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대출이자를 연체하거나 부채 원금을 상환하지 못한 가구가 1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2조9천억원이 늘어나면서 사상 처음으로 290조원을 돌파했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와 경기선행지수는 2월과 3월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지난달 전월보다 소폭 상승하면서 기준치를 회복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초 1천100원대 아래로 떨어진 뒤 계속 하락추세를 보이는 점도 한은의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품 가격이 내려가 물가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 종료를 앞두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반면 국내에서는 물가가 고점을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금통위가 물가보다 대내외 불안정성에 좀 더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달 금리전망 `의견 분분'
금통위가 다수의 예상을 뒤엎고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전문가들의 다음 달 기준금리 전망도 크게 엇갈렸다.
이번 결정이 지난해 11월 이후 진행되고 있는 격월 인상 기조를 끝낸 것이라는 의견과 한번 쉬어간 것일 뿐 큰 변화는 없다는 의견이 상존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보여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패턴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다음 달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또 "국내 건설 및 부동산경기가 장기간 침체해 있고 주택담보대출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주는 부담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기준금리는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달 기준금리 동결은 속도조절용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내외적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동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이번 결정이 금리 정상화 기조를 이어가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햇다.
박 애널리스트는 "아직도 기준금리 수준이 낮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기조는 이어가되 예전보다는 한 박자 쉬어갈 여유가 생긴 것"이라면서 "다음 달에는 0.25%포인트 인상하겠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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