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비룡산은 꽃향기 배인 새잎과 풀 물든 바람으로 인해 더 없이 청량하고, 전망대 아래 회룡포 마을은 몽유선경이다. 내성천이 낙동강과 금천에 몸을 섞어 휘돌아 흐르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불현듯 고향생각이 났다. 귀농한 친구에게 휴대폰을 띄우자 금세 오겠다며 반긴다. 그를 기다리며 고사리를 떴다가 온 산을 헤집고 말았다. 원산성을 내려오자 한걸음에 달려온 친구가 미소 짖는다. 보부상들이 쉬어갔다는 삼강주막에서 그와 마주 앉아 막걸리 한잔 기울인다. 두부와 묵이 차려진 술상에 구수한 칼국수가 잃었던 옛 맛을 되돌린다. 마지막 주모의 사진이 걸려있는 주막 뒤로 450살 회화나무가 세월을 관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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