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농대 부지 8년째 ‘흉물’…대책 없나

수원 권선구 15만2천㎡ 자연녹지지역에 매매가 954억… 15차례 유찰

19일 오후 2시께, 서울대학교 수원캠퍼스의 서울 이전으로 8년째 빈 공터로 남아 있는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일대 15만2천㎡ 규모의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

 

2m가 조금 넘는 철제 펜스 너머로 관리되지 않은 수백여그루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는 이곳은 도심 속 ‘비무장지대’를 연상케 하고 있었다. 우거진 나무 숲 사이에는 공포영화에서나 등장할 듯한 폐건물들이 흉물스럽게 드러나 있었으며 펜스 곳곳에는 일부 주민들이 갖다 버린 쓰레기와 담배꽁초들이 쌓여 있어 한눈에 봐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짐작게 했다.

 

과거 주민들의 체육시설로까지 활용되던 서울대 농생명과학대학부지가 이처럼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는 것은 지난 2003년 수원캠퍼스가 서울로 이전한 이후 8년째 출입이 전면통제된 채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근 주민들은 철제 펜스로 둘러싸인 통제구역이 8년째 아무런 관리 없이 방치되면서 일대가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있다며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수원시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서둔동 일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부지는 26만7천여㎡규모로 15만2천여㎡는 기획재정부가, 나머지 11만6천여㎡는 교육과학기술부 소유로 관리되고 있다.

 

현재 교육과학기술부 소유 토지에는 도서관과 기업일부가 남아있는 상태며, 공터로 남은 기획재정부 토지는 지난 2003년 12월 캠퍼스의 서울 이전 이후부터 자산관리공사에 위탁, 관리되고 있다.

 

이후 자산관리공사는 지난 2005년 7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15차례 걸친 공개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유찰, 농생대 부지는 현재까지 출입이 통제된 공터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는 기재부 토지의 용도가 자연녹지지역인데다 매매가가 954억원에 달해 선뜻 매입의사를 밝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부지를 농업과 관련된 테마파크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유지 임대에 따른 예산문제 등으로 인해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 편의 등 공공목적으로 국유지를 활용할 경우 임대료를 할인하거나 면제해 주는 등의 관련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대 농생대 부지가 8년째 출입이 전면 통제된 채 방치되면서 일대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토지 주인이 나타나기 전까지만이라도 방치되고 있는 토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관련법의 한계 등으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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