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이면 민선5기 1년을 맞는다. 치열한 선거를 거쳐 시장으로 취임한 뒤 보낸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면 미궁속에서 희망을 찾으려 무던이도 고뇌와 번민을 거듭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19만명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는 시민들을 위해 ‘행복한 오산을 만들겠다’며 갖가지 공약을 내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제도를 도입, 시도해 보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오산시가 혁신교육도시로 선정되고 출산·보육 시범도시로 선정되는 기쁨도 있었지만 여전히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는 사명감과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허전함은 지울 수 없다.
국가경제는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일선 행정 현장에서 만나는 시민들의 얼굴에선 그만한 행복감과 삶의 만족감을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오산은 15세 이상 인구가 14만7천300여명으로 젊고 경제활동인구도 8만2천600여명을 차지하는 등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으나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6만900여명, 저소득층이 2만여명에 달할 뿐아니라 실업율도 4.4%로 경기도 평균 3.3%에 비해 높은 실정이다.
이를 지켜 보면서 국가는 성장하고 있는데 오산의 실정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새로운 도전에 대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자각을 하게 된다.
중앙정부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비즈니스(Global Business)가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만들었다면 이제부터는 커뮤니티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가 이를 뒷받침하지 않으면 결코 지역의 경쟁력, 즉 자생의 힘을 가질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얼마 전에는 커뮤니티비즈니스의 선두격 지자체로 손꼽히는 완주군을 전 간부급 직원들과 함께 방문, 벤치마킹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어 최근에는 전 직원이 참여하는 1부서 1공동체사업 육성을 위한 사회적 기업 및 마을기업 부서별 경연대회를 가진 바 있다.
그 결과, 당초 사회적 기업과 마을기업 20개만을 선정하려던 계획과 달리 흥미롭고 관심을 불어 일으킬 만한 다양한 사업 제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본인도 놀라울 정도였다.
커뮤니티비즈니스는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지역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주민이 주체가 돼 지역 잠재자원을 활용해 그 문제를 공공적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그 소재는 토지, 재화, 문화재 등 유형적인 것에서부터 노동, 아이디어, 문화 등 무형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문제는 이 같은 지역의 자원을 서로 소통하며 의지를 모아 어떻게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 지역 스스로 봉착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오산은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기업도 거의 없고 입주한 기업체 수도 168개에 불과해 행정과 기업체에만 의존해서는 경제 활성화도, 실업문제도, 지역경쟁력도 갖추기가 쉽지 않다.
이제부터는 시민들과 함께 마음을 터 놓고 소통하며 봉착한 문제를 풀어가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사회적 기업이나 마을기업으로 대변되는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새로운 오산의 성장동력으로서 시민이 주체가 되어야만, 그리고 시민들 스스로가 마음을 함께해야만 성공하고 오랫동안 정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에만 급급해 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는 새로운 삶의 형태와 지속가능한 경제 주체로서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모두를 위한 닻을 이제 올리고자 한다. 비록 시작은 지역자원을 활용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사회적기업 및 마을기업 등을 통한 지역공동체 활성화의 기치를 내걸었으나 멀지 않은 시기에 지산지소(地産地消)와 지폐지활(地廢地活)을 일궈내는 자랑스런 오산의 모습을 반드시 시민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곽상욱 오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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