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산먼지로 호흡기 질환” “발파 소음 스트레스” 여주 양귀리 소·개 사육농가 시행사에 보상 요구
여주군 한 골프장 신축현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와 폭약 발파소음으로 소와 개 등 가축 수십마리가 폐사했다며 인근 가축농가가 반발하고 나섰다.
30일 여주군 양귀리 축산농가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4월부터 여주군 가남면 양귀리일대 113만여㎡에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 중이다.
그러나 공사현장 인근 축산농가들은 비산먼지 방지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폭약 발파작업을 해 사육 중인 가축들이 호흡기 질환과 소음 스트레스 등으로 폐사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공사현장 인근에서 개를 사육하는 심모씨는 하루 수백여대의 공사 차량과 각종 중장비 운행으로 엄청난 양의 비산먼지가 발생해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80여 마리의 개가 호흡기 질환으로 폐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심씨는 수의사에게 개의 사인을 의뢰한 결과 비산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시행사 측은 공인기관의 진단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우농장을 운영하는 이모씨도 지난해부터 폭약 발파 소음으로 소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지금까지 8마리가 폐사했지만 시행사 측은 폐사 원인이 소음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3천800만원만 보상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골프장 측이 수의사를 불러 사인규명을 한 뒤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폐사할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온 뒤에야 쥐꼬리만큼 보상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수년 전부터 공사장 인근의 토지를 임대해 젖소농장을 운영하던 이모씨는 지난해 말 10여 마리의 소가 발파소음으로 인해 폐사하자 보상금을 받은 뒤 농장을 정리했다.
현지 이씨가 운영했던 축사부지는 시행사 측이 묘목 이식장으로 임대해 사용 중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폐사한 가축의 수가 회사에서 파악한 것과 차이가 많다”며 “규정대로 적법하게 공사를 했지만 피해가 발생해 일부 보상했다”고 말했다. 여주=류진동기자 jdyu@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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