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도매가격 10㎏당 2천90원… 작년 동월比 75%↓
평택시 서탄면에서 606㎡(비닐하우스 20동) 규모의 배추 농사를 짓는 공석찬씨(55)는 최근 배추값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홍씨가 1년에 두 번 배추 농사를 지어 벌어들이는 수입은 1천500여만원. 하지만 최근 배추값 폭락으로 판매 수익은 커녕 생산원가만 겨우 맞췄기 때문이다.
배추값 폭락을 감안하면 손해를 보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일 정도다.
홍씨처럼 배추가격 폭락으로 배추 농가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김치수입량은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배추농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5월 배추 도매가격은 상품 10kg당 2천90원(중품1천440원)으로 지난해 동월 8천330원(중품 6천280원)보다 75% 낮으며, 배추값이 최고 폭등했던 지난해 9월(1만6천500원)에 비해서는 무려 87.4% 하락했다.
반면 올 들어 5월까지 김치 수입량은 10만2천591t(5천300만 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만7천730t(3천730만달러)보다 51.5% 증가했다.
특히 중국산 김치의 수입 증가로 국내 배추 소비가 감소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수원시농수산물유통센터에서 도매업을 하고 있는 A씨(59)는 “산지에서 배추를 떼어 오는 상인들한테 2천원 가량에 배추를 산 뒤 100~200원 가량 이윤을 남겨 상인들한테 팔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배추가 팔리지 않아 썩어서 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중간 유통상인들도 손해를 보고 있다.
수원시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배추 1포기당 1천407원의 산지매입비와 512원의 유통비를 들여 운반해도 경락가격이 개당 1천원에 불과해 팔면 팔수록 손해인 셈이다.
더욱이 6월 준고랭지 1기작 배추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37%, 노지봄배추가 28% 증가할 것으로 보여 농민들의 한숨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유진상기자 dharma@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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