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의 대안을 찾아서] 3. 경쟁보다 평등, 핀란드 교육

낙오 없는 ‘평등 교육’… 시험은 보지만 등수 없어요

핀란드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보다 동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절대 평등보다 모두에게 공정하고 평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원칙이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교육 관련된 예산만 지원할 뿐 학습방법 등 교육에 관한 권한을 교육 현장에 맡기고 있다. 즉 학교 교육의 목적과 내용의 포괄적 내용은 국가에서 결정하고 교육과정에 대한 설계, 교재 선택, 학생 그룹 결정, 평가 등은 교사가 전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수업료, 학용품, 급식, 건강 진료, 기숙사, 통학 수단 등 대학원까지 전면 무상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대학 진학률은 60%에 머물고 있다.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가 적기 때문이다.

 

■ 헬싱키 청소년 교육센터(Nuopisotalo)

 

헬싱키 시 외곽에 위치한 청소년 교육센터는 헬싱키 시의회의 한 부서인 청소년부가 파견돼 있는 형태다.

 

청소년들이 방과후(2~3시) 활동하는 일종의 방과 후 학교 개념이었다.

 

그러나 학습위주가 아니라 모여 여가를 즐기며 노는 시설의 일종으로 오후 9시까지 운영되고 있으며 헬싱키에는 이같은 교육센터가 모두 12곳 운영되고 있었다.

 

학생들이 방과 후 탁구, 포켓볼, 수공예, 밴드 활동, 롤러스케이트 등 프로그램을 즐기는 일종의 사회적 미팅장소로 활용되고 있었다.

 

시설을 안내한 이루마 소피올라 센터장은 교육 및 경제 낙후지역에 위치한 이 센터는 탈선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들을 센터로 이끌어, 학생들에게 사회의 중요성과 학습 및 교육의 당위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 주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센터장의 설명처럼 센터 2층에는 소극장을 비롯해 밴드연습장, 영화관람실, 당구장 등 다양한 여가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청소년센터가 단지 학생들의 방과 후 여가활동 장소로만 활용되고 있는 것 만은 아니었다.

 

센터 1층에는 수십여평 규모의 공작실이 배치, 학생들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돌 공예를 비롯해 나무공예 등을 위한 각종 공구들이 손색없이 갖춰져 일종의 직업교육도 병행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무상으로 센터 내 각종 시설과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었는 데 만 13세 이상 아이들이 부모의 허락만 받아오면 참여할 수 있다.

 

이 청소년 교육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들이 센터 예산 집행, 실내 인테리어, 프로그램 개설 등을 직접 결정,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학생 주도하에 센터 운영이 이뤄지면서 센터와 스케이트장에 하루평균 400여명의 청소년들이 다녀갈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이 센터는 지하 25m에 1㎢ 넓이의 지하 방공호에 북유럽 최대 규모의 실내 스케이트(롤러스케이트 등)장을 갖추고 있었다.

 

스케이트장은 핀란드 법상 의무적으로 공공건물에 갖춰야 하는 지하방공호를 활용한 것으로 유사시에는 24시간 내에 방공호를 다시 원상복구해야 한다.

 

아울러 센터 내에는 12명의 청소년 전문가가 배치, 3명의 학교폭력 예방 전문가가 매일 근무해 학생들과 상담을 벌이고 있다.

 

■ 초등교육

 

핀란드 초등교육은 9년제 종합학교(peruskoulu)로 의무교육이다.

 

종합학교는 7세에 시작되며 15~16세에 졸업한다.

 

사립학교는 거의 없으며 사립 종합학교를 설립하려면 내각의 정치적 결정이 있어야 한다.

 

공정한 교육기회 제공 원칙, 대학진학은 ‘선택’

 

학생들 청소년센터에 모여 각종 여가 즐기며

 

나무·돌 공예 등 다양한 직업 교육까지 받아

 

사립학교 설립 시 이 학교들은 시립학교 만큼의 국가지원을 받게 되지만 수업료의 사용은 엄하게 금지돼 있고 어떠한 사립학교라도 시립학교와 동일한 기반과 권리를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해 현재 존재하는 사립 종합학교들은 종교학교 또는 스타이너 학교들이 대부분이다.

 

초등학교 첫해에 점수는 구술평가에 한정되고 공식적인 평가는 하지 않는다.

 

가장 보편적으로 종합학교 학생들은 1년에 2회 성적표를 받게 되며 점수는 4에서 10 사이에서 주어진다.

 

만약 학생이 4점을 받으면 다음 학기에 점수를 향상시켜야 하고 다수과목에서 낙제점을 받으면 한 학년을 다시 다녀야 한다. 그러나 이같은 경우는 드물다.

 

■ 제2차 교육(고등학교)

 

제2차 교육은 2중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직업훈련학교와 제3교육(대입)을 준비하는 학교로 나눠지고 있는데 직업학교들은 취업을 준비시키고 직업능력을 개발한다.

 

고등학교(Upper secondary schools)는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교육내용을 제공한다.

 

시스템은 엄격히 분리돼 있지는 않은데 직업학교 졸업생들은 형식적으로 대학에 진학할 자격이 주어지며 고등학교 졸업자도 직업교육 프로그램에 갈 수 있다.

 

이와 함께 직업학교 졸업생은 직업학교 졸업장을 받고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졸업장과 대학입학시험 자격을 동시에 받는다.

 

특별 프로그램에 있는 사람들은 직업학교 졸업장과 대학입시 자격을 받거나 세가지 자격을 모두 받을 수 있다.

 

고등학교는 전국 대입수학능력시험으로 종결되는데 시험은 초기에 헬싱키대학 입학시험에서 유래됐다.

 

■ 제3차 교육(대학 및 직업교육)

 

제 3차 교육기관은 대학들(yliopisto)과 폴리테크닉(polytechnics)으로 구분되는데 전국수학능력시험과 입학시험이 학생선발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대학은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보다 이론적인 교육을 제공하며 폴리테크닉은 실용적 기술에 초점을 맞추지만 산업개발프로젝트에 관여한다.

 

핀란드의 대학들은 국립·학사학위는 3~4년이 소요되며 대부분 석사로 나아가는 중간과정 단계다.

 

폴리테크닉을 졸업한 학사들은 대학의 석사과정 프로그램에 입학할 수 있으며 대학졸업생 수준과 동등한 부가적 학습을 요구받는다.

 

수업료는 면제지만 EU나 EEA 이외 지역 학생들에게 수업료를 받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 평생교육

 

3년 교육과정의 직업학교 프로그램을 마치면 형식적으로는 진학의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입학시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식수준을 요구하는 대학입학이 허락되기 이전에 포스트 2차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이 교육은 시립학교나 독립적 성인교육센터가 제공하는데 직업교육 또는 일반 교육을 벌인다.

 

이 밖에 학생이 아니어도 다닐 수 있는 개방대학과 야간 시립학원 등도 있다.

 

핀란드 헬싱키=박수철기자 scp@ekgib.com

 

본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인터뷰 이루마 소피올라 헬싱키 청소년교육센터장

 

“탈선 위기 청소년들 사회성 키우기 중점”

 

-센터설립 배경은.

 

본 센터는 헬싱키 시의회의 한 부서인 청소년부가 파견돼 있는 형태로 헬싱키 시에는 본 센터와 같은 청소년센터가 12개나 운영되고 있다.

 

센터에서 사용되는 모든 예산은 헬싱키 시에서 부담하고 당연히 시 재정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마련된다.

 

무엇보다 본 센터 주변은 사실 시립아파트, 알콜중독자, 저소득층 등이 주로 거주하는 교육 및 경제 낙후지역이다.

 

이에 따라 탈선으로 빠지기 쉬운 청소년들을 센터로 이끌어, 학생들에게 사회의 중요성과 학습 및 교육의 당위성을 느끼게 하는 센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센터의 운영방식은.

 

학생들은 무상으로 센터내 각종 시설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다만 센터 이용을 위해선 클럽카드가 필요한데 클럽카드는 센터에서 각 학생 가정에 편지를 발송, 부모들의 허락을 받으면 발급된다.

 

13세 이상의 모든 학생들은 누구나 센터 이용이 가능하며 학생들은 3시~9시까지 탁구, 포켓볼, 수공예, 밴드, 롤러스케이트 등 프로그램을 즐기는 일종의 사회적 미팅장소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열악한 주위 환경에 따라 금연, 금주는 물론 청소년 정신교육 홍보 등을 위한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센터 운영에 학생참여가 주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본 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직접 센터의 프로그램과 예산, 시설 등을 직접 선택해 운영하는 것이다.

 

센터 내에 각종 프로그램은 물론 조명, 벽지, 인테리어 등은 모두 학생들이 지정해 선택한 것이다.

 

이처럼 학생들 주도하에 센터 운영이 이뤄지면서 센터와 스케이트장에 하루평균 400여명의 청소년들이 다녀갈 만큼 센터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헬싱키 청소년 교육센터가 타 센터와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본 센터는 북유럽에서 가장 큰 실내 스케이트장(롤러스케이트, 롤러브레이드)을 보유하고 있다.

 

실내 스케이트장은 원래 방공호(대피소)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핀란드 법상 의무적으로 방공호를 설치한 뒤 평상시 레저활동을 위해 사용하다 위험상황 발생 시 24시간 내에 해당시설을 철수토록 하고 있다.

 

이에 본 센터는 지하 25m에 1㎢ 규모의 화강암 동굴 형태의 방공호에 청소년 전용 실내 스케이트장과 헬스클럽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는 학교폭력, 왕따 등 근절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센터 내에는 12명의 청소년 전문가가 배치돼 있으며 3명의 학교폭력 예방 전문가가 매일 근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변 환경을 고려, 주변 고등학교와 센터,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교장,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학생관리그룹을 마련, 운영하고 있다. 이 관리그룹은 모든 센터가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유독 본 센터만 참여하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박수철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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