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자의 이기심과 횡포

지난달 과천지식정보타운지구가 발표된 이후 과천지역은 아파트 가격문제로 계층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아파트 소유자들은 “보금자리주택으로 인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며 과천지식정보타운지구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저소득층은 “세입자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며 보금자리 정책을 옹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지구에 대한 찬반 논쟁은 포털사이트의 부동산 관련 카페에서 시작됐다. 이 카페 회원들이 “보금자리 주택 때문에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다”며 이 정책을 주도한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과 여인국 과천시장을 맹비난하면서 일파만파로 확산된 것. 급기야 여 시장의 주민소환까지 거론되고 있다.

 

더욱이 일부 회원이 반대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에서 소외계층을 비하하는 글과 발언이 이어져 계층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열린 자유토론회는 이같은 갈등을 그대로 드러냈다. 문원동의 한 세입자가 “과천의 세입자는 영원히 세입자로 살아야 되느냐, 8억원 이상하는 아파트에서 사는 주민들이 집 값 떨어진다고 하면 너무 한 것 아니냐”고 발언하자 정책 반대자들이 욕설과 함께 토론회장에서 퇴장시키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건 가진 자의 횡포이다. 지극히 민주적이지도 않고 정당한 명분도 없다. 옛날 명문가 집은 굴뚝을 지붕위로 내지 않고 마루 밑으로 냈다고 한다. 보릿고개 시절, 서민들이 끼니를 거를때 양반 집 굴뚝에서 밥 짓는 연기가 나면 혹 마음이 상할까봐 연기가 보이지 않도록 마루 밑으로 굴뚝을 낸 것이다. 과천시가 전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평가받는 것은 집 값이 비싸서가 아니라 천혜의 자연경관과 도시의 기반시설, 주민복지 등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집있는 사람이나 집 없는 사람이나 모두가 한데 어우려져 사는 것이 바로 살기좋은 도시인 것이다.

 

김형표  과천 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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