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새 대표 홍준표 선출
한나라당 새 대표로 4일 홍준표 의원(4선·서울 동대문을)이 선출됨에 따라 향후 여당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 4월 19대 총선까지 당을 이끌게 되는 홍 신임 대표는 4·27재보선 패배로 불거진 당내 무기력증을 치유하고, 치열한 계파 대결이 진행됐던 이번 전대 후유증까지 봉합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그는 전대 과정에서 ‘탈계파, 비주류’·‘당당한 한나라당’을 내세워 당선됨에 따라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계간 화합과 나아가 계파해소에 속도를 낼 전망이며,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 노선을 견지하며 주도적으로 당·정·청 관계를 리드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성공이 내년 19대 총선 승리와 대선 정권재창출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청간 갈등을 표면화하기 보다는 밖으로는 견제하고 안으로 협력하는 ‘전략적 긴장 관계’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최고위원에 유승민·나경원·원희룡·남경필 선출
對야 ‘긴장관계’… 당·청 ‘전략적 긴장 관계’ 예고
박근혜·김문수·정몽준 등 잠룡들 관계 설정 주목
정책면에서는 ‘반값 등록금’에 대해 정치적 공세라고 주장하는 등 보수적인 입장이어서 정책 아젠다를 주도하고 있는 황우여 원내대표(인천 연수)와 다소 차이를 보이나, 안상수 전 대표(의왕·과천) 시절 ‘당 서민대책특별위원장’을 맡아 각종 개혁 정책을 입안하는 등 노하우를 갖고 있어 ‘친 서민정책’에서는 황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대야 관계는 긴장관계가 더욱 고조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그는 이날 전대 정견발표를 통해 “저축은행 사태는 DJ(김대중 전 대통령)와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정책잘못 때문에 일어난 것인데 지금 정부가 다 뒤집어 쓰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지난 대선 때 총풍·세풍·안풍·병풍 다 막았고 BBK도 막아냈다”면서 “야당의 우리 대선주자에 대한 음해공작을 막아내겠다”고 주장하는 등 강성의 이미지를 과시했다.
그는 내년 총선 승리 뿐만 아니라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를 주장, 차기 유력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특임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 잠룡 후보들과의 관계 설정도 주목된다.
경기 지역과 관련, 일부 의원·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특히 이날 최고위원에 당선된 남경필 의원(4선·수원 팔달)과도 상당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 의원은 추가 감세를 놓고 ‘소득세·법인세 추가 감세 모두 철회’를 주장, ‘소득세 추가 감세 철회, 법인세 추가 감세 유지’하자는 홍 대표와 정책적 논쟁을 벌였으나, 계파지원 등을 놓고 원희룡 의원과 벌인 설전보다는 강도가 낮았다.
도내 인사들은 친이계는 원희룡, 친박계는 유승민 의원에게 주로 첫번째 표를 던졌으나 두번째 표는 다수가 홍준표 의원에게 던졌던 것으로 분석됐다.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 홍준표 대표 일문일답
한나라당 홍준표 신임대표는 4일 “변방정신을 잊지 않고 내년 총선·대선에서 압승하겠다”고 밝혔다.
홍 신임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선수락 연설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서민 이미지를 강조하며, 총선과 대선승리를 거듭 다짐했다.
-당선 소감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라는 바람으로 받아들인다. 이제 홍준표는 변방에서 중심으로 왔다. 치열한 변방정신을 잊지 않고 내년 총선·대선에서 압승하도록 하겠다.”
-대표 취임 후 가장 우선적으로 할 일은.
“계파를 타파하겠다. 나는 계파가 없다. 내년 총선까지만이라도 계파 없이 당을 운영하겠다. 자세한 계파타파 방안은 나중에 밝히도록 하겠다.”
-내년 총선 공천개혁 방안은.
“상향식 공천, 개혁 공천, 이기는 공천, 이 세가지 원칙아래 공천하겠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2위에서 올해는 대표로 당선됐는데.
“나는 현대조선소에서 일당으로 800원을 받던 경비원의 아들이다. 어머니는 고리 사채로 머리채를 잡혀 길거리에 끌려다니기도 했다. 그런 제가 집권여당의 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준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맏형론’을 제기했는데.
“전대에 출마한 후보 중 제가 제일 맏형이고, 최고위원에 당선된 분중에도 마찬가지다. 맏형인 제가 (떨어지는 분까지 포함해) 여섯분을 잘 모시고 한나라당을 끌고 가도록 하겠다.”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 남경필 최고위원 (수원 팔달)
“경기 지역의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하겠다”
4일 치러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남경필 의원(4선·수원 팔달)은 대표 당선에는 실패하지만 혼탁한 계파선거 와중에도 선명성과 정책선거를 내세워 선전을 펼쳐 최고위원에 당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전대에 나섰다가 정두언 전 최고위원과 단일화에 패하면서 중도 포기했었지만 이번에 당선되면서 명실공히 당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책임지게 됐다.
황우여 원내대표(4선·인천 연수)를 만든 쇄신파의 대표격으로 출마한 남 의원이 당 지도부에 들어감에 따라 당내 쇄신파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도내 의원·원외 당협위원장들은 당초 남 의원 지지에 망설였으나 도내 유일한 출마자라는 점을 감안, 안상수 전 대표(4선·의왕 과천) 등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남 의원 지지세가 확산돼 지도부 입성에 힘을 보탰다.
남 신임 최고위원은 경복고와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나와 미국 예일대학교에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98년 33세 때 선친(고 남평우 전 의원)의 별세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당선된 뒤 내리 4선을 해 도내 최다선을 기록 중이다.
초선 의원 때 미래연대의 공동대표를 맡아 당의 개혁을 주도했으며, 총재비서실 부실장, 당 대변인, 수석원내부대표, 도당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나 최고위원에 당선됨에 따라 사퇴할 예정이다. 가족관계는 이 지 여사와 2남.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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