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복수노조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당국이 교섭창구 단일화 등에 대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어 산업현장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18일 중부고용노동청(중부청)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역에 복수노조가 설립된 사업장은 삼화고속과 경진운수 등 모두 18곳이다.
중부청은 지난달 30일 지역 내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에 ‘복수노조가 1일부터 시행되니 교섭창구 단일화 등을 준수하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 1일 이전부터 단체교섭을 진행하던 사업장에 복수노조가 설립돼 교섭에 차질을 빚기 시작하자, 중부청은 기존 교섭의 효력을 인정할 지 여부는 고용노동부 검토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발을 빼 노사 양측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삼화고속의 경우, 최근 수개월 동안 임금협상을 진행하다 교섭이 결렬돼 파업사태까지 맞았지만 재교섭을 조건으로 노조가 파업을 유보했다.
하지만 최근에 설립된 복수노조가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구하며 교섭을 중단시켜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
택시회사인 경진운수는 지난 4월부터 교섭을 진행하다 복수노조가 설립되자 사측으로부터 교섭창구 단일화 요구를 받고 일방적으로 교섭이 중단됐다.
경진운수는 지난 12일 인천지법에 사측을 상대로 단체교섭 응낙가처분 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이처럼 복수노조 시행 전부터 교섭을 벌이던 사업장에서 잇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문제로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중부청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삼화고속 관계자는 “중부청이 복수노조가 시행되면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라고 공문까지 보내 놓고 막상 이 문제로 노사가 갈등을 빚자 애매한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어 교섭을 해야하는 건지 말아야하는 건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부청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복수노조 시행 이전부터 진행하던 교섭의 계속성을 인정할 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금으로선 확실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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