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 ‘과일 당도보장제’ 골머리

장마철 수박 단맛 ‘뚝’ 소비자 교환요구 쇄도

대형유통업체들이 높은 품질의 과일 판매를 위해 도입한 ‘당도보장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장마 기간 동안 수박 당도가 ‘뚜욱’ 떨어져 소비자로부터 수박 교환 요청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도내 유통업체들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은 소비자 기호를 따라잡기 위해 품질관리제를 도입, 교환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입맛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어 불만을 제기할 경우 군소리 없이 교환해줘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홈플러스 북수원점은 지난달부터 판매하는 과일 중 수박에 한해 맛이 없으면 교환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근래들어 최고 5건 이상의 교환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장마기간에는 수박의 당도가 떨어진데다 초복 수요까지 겹치면서 수박 교환 요청이 평소보다 2배 가량 폭주하고 있다.

 

또 농협수원유통센터도 장마로 인해 상품의 품질이 고르지 못하다는 내용의 안내문구를 매장에 공지했지만 유난히 길었던 올해 장마기간 동안 수박을 사간 뒤 맛이 없다며 불만을 제기한 손님들에게 수십여통의 수박을 교환해 줘야 했다.

 

여기에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D생협은 계약재배를 통해 친환경으로 기른 수박을 판매했지만 장마기간에 수박을 사간 회원들로부터 맛의 기복이 심하다는 불만과 함께 반품 요청이 폭주해 골치를 썩였다.

 

이처럼 수박의 경우 당도를 핑계로 쉽게 교환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소비자는 물건을 되가져 오지도 않은채 영수증만으로 새로운 수박을 받아가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홈플러스 동수원점 관계자는 “당도 기준을 정해 놓고, 기준을 초과한 상품만 매장에서 판매토록 하고 있다”라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으로 ‘맛 없는 수박’ 교환을 시행 중이지만 별다른 근거가 없어 소비자의 개인적인 기호에 따라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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