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마케팅 올스톱…中企 홍보수단 막혀 울상

파워블로거 과장홍보 사건이후 소비자 불신 확산

일부기업 ‘체험후기’ 삭제 요청·체험단 이벤트 취소

 

안산에서 소규모 생활가전 생산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45)는 최근 체험단 이벤트를 통해 상품후기를 올렸던 파워블로거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 블로그 게시글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한 파워블로거로 인해 제품 사용후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사용후기마다 ‘믿어도 되는 건가요?’, ‘이거 팔면 돈 받나요?’등 부정적인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면서 차라리 없애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파워블로거들의 대가성 사용후기 작성이 사회적 문제화되고 있는 가운데 블로거를 통해 자사제품을 홍보해 온 도내 중소기업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1일 도내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도내 중소기업들은 IT, 생활용품, 가전업종을 중심으로 4~5년 전부터 체험 이벤트나 상품을 블로거에게 제공하는 선에서 블로거들을 활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한 블로거가 문제가 있는 제품의 사용후기를 작성하고 공동구매를 추진해 2억원이 넘는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블로거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크게 추락한 것이다.

 

이 때문에 도내 대부분의 업체는 블로그 마케팅을 전면 중단한 상태며, 일부는 체험후기를 삭제하는 초강수까지 두고 있다.

 

고양의 A미용용품업체는 최근 진행하던 체험단 이벤트를 전면 보류했다. 이미 체험단 신청이 종료돼 체험행사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었지만, 체험자들이 진심으로 사용후기를 작성해도 소비자들이 믿지 않을 것이라는 직원들의 만류 때문이다.

 

부천의 B의료기기업체도 제품홍보에 블로거를 활용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홍보대행사에 신제품 홍보를 의뢰했다.

 

도내 한 IT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자금력이 넉넉하지 못해 그동안 제품후기 마케팅이 가장 효과적인 홍보수단이었다”며 “이번 일로 일반인들의 사용후기까지 의심받게 돼 중소기업들의 제품 홍보가 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은 최근 파워블로거들에 대한 실태파악을 위해 주요 인터넷 포털업체에 파워블로거 1천300여명의 정보와 광고비, 활동비 지급 내역을 요청했다.

 

이호진기자 hj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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