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살아남은 L씨 작은 도움이라도 보내려 남아

“어떻게 아침이 밝았는지도 모르겠어요.”

 

27일 춘천 산사태로 매몰된 팬션에서 다행스럽게도 큰 사고를 피한 인하대 발명동아리 아이디어뱅크 소속 L씨(27)는 “악몽같은 밤”이었다고 떠올렸다.

 

L씨는 “아침에 가족들이 뉴스를 보고 놀라 전화하셨는데 다행히도 무사하다는 걸 알고는 마음을 놓으셨다”며 “나는 괜찮지만 많이 다친 친구들과 후배들이 걱정될 따름”이라고 말했다.

 

L씨는 찾아 오는 유가족들을 돌보거나 실종된 김모씨와 최모씨를 찾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사고현장에 남아 있다.

 

병원에 입원 중인 12명을 제외하고는 상태가 양호한 학생 대부분은 집으로 돌아갔다.

 

L씨는 또 “아직 찾지 못한 학생들 부모님께서 오셨는데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 마음이 아팠다. 지금은 아이들이 무사하기만 바랄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과학캠프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뱅크 회원 4~5명은 비가 그치거나 교통편이 확보되는 대로 사고현장으로 달려가 이씨 등을 돕고 병원을 찾기로 했다.

 

회원 K씨는 “비 때문에 도로가 통제돼 지금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다함께 차를 대절해 가거나 기차를 타고 가는 방법을 알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새벽 0시10분께 강원도 춘천시 소양강담 인근에서 산사태가 나 펜션 등 4채가 매몰, 투숙 중이던 인하대 학생 9명이 숨지고 30여명이 크게 다쳤다.

 

사고를 당한 인하대 학생들은 발명동아리 아이디어 뱅크 학생들 35명으로 지난 25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춘천 상천초등학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과학체험 봉사활동에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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