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비 ‘물가↑’ 농수산물 또다시 꿈틀

장마지나 연일 기습호우

구제역과 이상한파, 일조부족 등 계속된 악조건 속에서 고공행진을 지속하다 최근 진정세를 보이던 물가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2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수산품의 생산자물가는 전월 하락폭(-6.4%)에 비해 크게 둔화돼 전월보다 1.1% 하락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6월 식료품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4% 오르면서 지난 2월 1.9% 이후 4개월 만에 오름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농림수산품 생산자 물가가 전월 대비 -6.3% 수준이었으며, 식료품 소비자물가도 -1.7%로 안정세를 보이는 등 통상적으로 물가 오름세가 7월부터 시작됐었지만 올해는 이른 장마 때문에 6월부터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행락철 피서지 물가상승과 공공서비스 요금 인상 등 수요 측면의 상승압력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 추석(9월12일)이 지난해보다 열흘이나 일러 선물이나 제사용품으로 쓰이는 주요 과일의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 우려까지 재기돼 하반기 물가 전망이 어두운 상태다.

 

여기에 유난히 길었던 장마가 끝난지 며칠만에 기습 폭우가 중부권을 강타하면서 농림수산품을 중심으로 물가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27일 현재 배추 1포기(상품) 소매가격 평균은 3천155원으로 지난 20일 2천331원에서 일주일 새 35%나 뛰어 올랐다. 한달 전(6월27일)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162%나 된다는게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설명이다.

 

특히 비온 후 배추 병해가 더욱 급격히 늘어나 배추 가격은 8월 말까지 계속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식탁 물가의 대표 품목인 배추 가격의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장마 기간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3~0.4%가량 오른다”면서 “올해는 장마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돼 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