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신고 등교할 판
기반시설 마련 안돼 생필품 구입·출퇴근 어려움
창문 잠금장치 없고 지하 주차장은 물에 잠겨
입주 예정자들 “잔금납입 거부해야 하나” 분통
“온통 공사 중이어서 아이들 안전 때문에 직장도 그만두고 왔는데 당장 장화신고 학교를 가야할 판이니 이게 어디 명품신도시입니까?”
지난 30일 광교신도시에 첫번째로 입주한 권영주씨(39)는 처음으로 내집을 장만했지만 기쁜 표정을 찾을 수 없었다.
막상 입주는 했지만 어떻게 지내야 할지 눈 앞이 캄캄하기 때문이다.
권 씨는 “막상 입주를 하긴 했는데 주위에 아무것도 없다. 경기도시공사에서 이동식 슈퍼를 마련해 준다는데 황당할 뿐이다”며 “아이들은 당장 학교에 가야 하는데 주변이 온통 공사 중이어서 계속되는 빗속에 장화신고 가야할 판”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주변이 모두 공사 중이어서 아이들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아이들 돌보는 문제 때문에 직장도 그만 뒀다. 남편도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불편한 부분이 너무 많다”며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입주를 시작했는지…”라고 말끝을 흐렸다.
‘명품 신도시’라고 일컬어 지며 이날 가장 먼저 입주가 시작된 광교신도시 A5블록 한양수자인 아파트는 총 4개동 214가구에 달하지만 입주는 권씨 뿐이다.
주변 기반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을 뿐아니라 편의점, 세탁소, 약국 등 기본생활을 할 수있는 편의시설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입주예정자들은 아파트 품질에도 문제를 제기, 끝까지 입주하지 않고 잔금 납입 거부운동이라고 해야 한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입주를 앞두고 현장을 찾은 정성균씨(43)는 “입주할 아파트를 둘러보기 위해 와 봤더니 벽지는 찢어지고, 창문에는 잠금장치도 없고, 지하 주자창은 물에 잠겨있다”며 “모델하우스와 다른 것은 둘째치고 정상적인 물건을 가져다 놓아야 할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마땅한 상가가 아직 없어 인근 마트와 연계해 배달 서비스를 할 예정”이라며 “오후 10시까지 입주 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입주민들의 불편을 덜 수 있도록 최대한 준비하겠다”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한편 광교신도시 첫 입주는 지난 2004년 6월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이후 7년 1개월만으로 총 3만839세대 중 올해 말까지 6천349세대가 입주하고 2012년 9천687세대, 2013년 이후 1만4천여 세대가 연차적으로 입주하게 된다.
이호준기자 hoju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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